50대 남성 한모씨는 일란성 쌍둥이 동생과 전화 통화를 자주 한다. 무뚝뚝한 여느 남자 형제들과 달리, 시시콜콜한 의논도 하는 편이라 주변에서 "자매처럼 지낸다"는 농담을 할 정도다. 그런데, 한씨는 장수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최근 한씨처럼 스스럼없이 의지할 상대가 있는 남성이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년 동반자' 있는 남성이 장수 가능성 높아
최근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에 따르면, 쌍둥이가 일반인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이란성 쌍둥이보다 일란성 쌍둥이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특히 일란성 남자 쌍둥이가 다른 남성들보다 평균 수명이 길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일상 건강관리에 소홀해 평균 수명이 짧은데, 신체 조건 등이 거의 동일한 남자 일란성 쌍둥이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잘 챙겨주기 때문에 장수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해석이다.
이와 비슷한 것이 '결혼 효과'다. 부부가 함께 생활하면 혼자 사는 사람보다 장수한다는 연구결과가 여럿 있다. 그런데, 이런 영향도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받는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2010년의 국내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아내와 사별한 남편의 사망률은 아내와 함께 사는 경우보다 '4.2배' 높았다. 남편과 사별한 아내의 '2.8배' 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남성은 노년기에 혼자 살게 되면 여성보다 생활 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고립감도 더 크게 느끼면서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나해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은 찜질방이나 미용실에서 우연히 만나도 금세 친해지는 등 사회적 관계를 쉽게 맺고 폭도 넓다"면서 "반면에 남성은 친구나 직장동료 외에 새로운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더 힘들어진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장수하려면 어릴 때부터 준비해야
결국 남성이 노년기에 건강을 유지하면서 장수하려면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 관계'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가 장노년기가 아닌 이른 청소년기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이다. 나해란 교수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청소년이 체내 염증 수치가 낮고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면서 "이렇게 성장해서 성인이 된 뒤에도 사회적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사람은 고혈압·비만 등 만성질환에 덜 걸린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장노년기에 더 크다. 따라서 은퇴 후에도 동창회 등에 빠지지 말고 나가고, 운동도 혼자 하기보다 테니스·당구 등 친구들과 어울리는 종목을 즐기면 '더욱 좋은'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배우자와 손잡기·포옹 등 스킨십을 하면 옥시토신 등의 행복 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평균 5년은 더 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최근 급증한 '황혼 재혼'이 또 다른 '장수비결'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혼 동반자'를 찾기 어려우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과 산책 등을 하면 운동량이 늘고, 외로움도 덜 느끼는 덕분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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