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고산자, 대동여지도'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강우석 / 주연 차승원 유준상/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2016년 9월 7일
강우석 감독은 자신의 스무번째 작품으로 고산자 김정호 선생을 택했다. 의미있는 회차에 한국영화에서 한번도 시도해본적없는 의미있는 인물을 다뤄보고 싶은 강우석 감독의 욕심, 그것은 어느 면에서 꽤 성공적인 듯 보인다.
'고산자'는 강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영상미가 뛰어나고 한 인물에 대한 고찰이 들어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강 감독은 스토리 위주의 이야기에서 점차 미장센까지 신경쓰는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변해왔다.
'공공의 적'이나 '실미도'처럼 2000년대 초반 작품들은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 위주의 작품이 많았다. 하지만 2010년 '이끼'나 2012년 '전설의 주먹'을 보면 디테일한 면까지 꽤나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그런 가운데 '고산자'는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만들 듯 강 감독은 하나하나 신경써가며 '고산자'를 완성해냈다.
어찌보면 강 감독의 영화치고 '심심하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료에도 남아있지 않은 김정호 선생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강 감독은 잔잔하면서도 힘있는 이야기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으려고 한다. "사람의 인생이 언제나 드라마틱한 것은 아니지 않나. 잔잔한 것도 인생이다"라는 차승원의 말처럼 말이다.
화면을 보면 제작진의 고생이 고스란히 보인다. 한반도의 4계절을 백두산부터 제주도까지 담아낸 '고산자'는 한폭의 그림을 넋놓고 보게 만든다. 여기에 차승원 특유의 연기가 김정호 선생과 어우러지면서 보는 재미까지 주는 작품이다. 차승원은 이국적인 외모와 키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으로 이같은 자신의 불리한 점(?)을 커버해낸다. 유머러스할 때, 진지할 때, 울분을 토할 때마다 각각의 몰입도를 높이는 힘은 차승원의 전매특허다.
유준상은 천의 얼굴을 지녔다는 표현이 옳다. 착한 역할에서는 한없이 착해보이다가도 이번 작품처럼 흥선대원군을 맡았을 때는 한없이 강직한 얼굴로 관객을 맞이한다. 그의 정확하고 힘있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대원위 대감'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김인권의 '감초' 역할은 이번 작품에서도 자연스럽다. 김정호의 딸 순실 역의 남지현은 '터널'에서 하정우와 한배를 탄 미나와는 또다른 모습으로 풋풋한 매력을 발산한다. 거기에 여주댁으로 분한 신동미까지 잔재미를 주며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밀정'이라는 거물과 맞붙게된 '고산자'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를 줄만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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