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게 캠페인 <11>] 경기도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오뎅식당'
경기도 의정부의 명물 '부대찌개 거리'. 감칠맛 나는 부대찌개로 유명한 이곳은 '착한거리'이기도 하다. 2014년, 식당 13곳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서 진행하는 '착한가게'에 가입해 동네 전체가 '착한거리'가 됐다.
부대찌개 거리 중간쯤에 자리잡은 '오뎅식당'의 김민우 대표(33)는 이 '착한거리'를 주도한 주인공이다. 주변 가게를 설득해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착한거리'를 만들었다. "부대찌개 거리가 음식만 맛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김 대표는 훤칠한 미남이다. 일반적인 '식당 사장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르다. 할머니인 창업자 고(故) 허기숙 여사, 아버지 김태관 전 대표에 이어 2006년부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젊은 사장님'이다.
김 대표의 '오뎅식당'은 유서 깊은 곳이다. 지금 우리가 맛있게 즐기고 있는 부대찌개가 바로 이 식당에서 탄생했다. 허기숙 여사의 손끝을 통해서다.
할머니는 1960년 지금 오뎅식당 자리에서 포장마차를 시작했다. 이듬해 근처 가정집을 개조해 식당을 꾸몄고, 술안주로 나오는 얼큰한 어묵탕 덕분에 손님들은 이곳을 '오뎅집'이라 불렀다. 이 무렵 할머니는 미군부대에서 구한 햄과 소시지 등을 볶아 안주로 내놓았는데, 인기 만점이었다. 당시 국회의원과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이 서울에서 찾아와 먹고갈 만큼 유명세를 탔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는 이 볶음을 주 재료로 김치찌개 비슷한 것을 끓였는데 맛이 괜찮았다. 부대찌개의 원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1969년 '오뎅식당'이란 간판을 내건 뒤 부대찌개는 이 집의 대표 메뉴가 되었다.
김 대표에게 식당은 놀이터이자 학교였다. 꼬마 때부터 할머니에게 자연스럽게 식당 일을 배웠다. 서빙도 하고 계산대도 보고, 부대찌개 만드는 법도 익혔다. 할머니는 어린 손자에게 "세상에 장사 만한 게 없다. 할머니한테 잘 배워서 나중에 네가 해라"라고 습관처럼 말하곤 했다. 김 대표는 "할머니에게 '세뇌'돼 지금 식당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빙긋 웃는다.
김대표는 할머니에게 식당일 뿐아니라 나눔의 정신까지 이어받았다. "할머니는 정이 많아 어려운 이웃들을 알게 모르게 많이 도우셨어요. '아, 저래야 하는 거구나'란 의식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들어온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착한가게' 외에도 다양한 사회환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12월이면 독거노인들을 위해 쌀 기부를 시작해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방송모금을 통해 사랑의열매에 500만원을 따로 기탁했다. 이뿐 아니다. 지역의 아동복지시설을 찾아 부대찌개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어린이 재단과 복지재단 기부도 병행 중이다.
김 대표의 마음속에는 늘 할머니가 있다. 그래서 준비하는 일이 있다. 할머니 이름을 딴 장학재단이다. "어려운 학생들의 학비를 도와주고 싶다"는 김 대표는 "하늘에 계신 할머니도 좋아하실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착한가게란?
중소 규모의 자영업소 가운데 매월 수익의 일정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한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꾸준히 기부하면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5년 시작해 2016년 7월 말 16.226곳이 가입해 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싣는다. 현재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과 함께 지역내 착한가게를 발굴하는 '우리 마을 착한 기적 만들기' 캠페인이 연중 진행되고 있다. 골목이나 거리에 있는 가게들이 단체로 가입할 수도 있다. 가입문의: 홈페이지(http://store.chest.or.kr/), 사랑의열매 콜센터(080-89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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