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향한 월드컵 최종예선의 첫 무대는 승리로 장식됐다. 그러나 빛이 바랬다. 중국전에서 첫 실점이 이뤄진 후반 29분부터 두 골을 허용한 3분 사이 슈틸리케호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알고도 당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움츠리고 있던 중국의 카운터 펀치를 예상하고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리아전도 분명 중국전과 비슷한 경기 양상이 예상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 한국이 시리아(105위)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있기 때문에 시리아도 중국처럼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펼 공산이 크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도 이미 시리아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충분한 분석을 마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수비를 두텁게 해서 상대를 고전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시리아전 이변을 막을 전제조건은 '포백 안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전에선 오재석(감바 오사카)-김기희(상하이 선화)-홍정호(장쑤 쑤닝)-장현수(광저우 부리)가 포백을 구성했다. 이 포백은 공수밸런스가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비적으로 중앙 수비수의 리드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공중볼 차단력은 괜찮았지만 상대 역습시 미드필더와의 연계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은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이다. 중원이 흔들리게 되면 아무리 스피드가 좋은 홍정호와 김기희라도 막아내는데 한계가 있다.
공격에서도 균형이 무너졌다. 대부분의 공격은 왼쪽에서 이뤄졌다. 장현수가 아무리 멀티 자원이라고 하지만 슈틸리케호에서의 오른쪽 풀백은 여전히 어색한 옷을 입은 듯 했다. 때문에 빠른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 양산과 빠른 수비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격에 불균형이 생겼다.
따라서 시리아전 포백은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질 듯하다. 센터백(중앙 수비) 자원은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양쪽 풀백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왼쪽에는 장현수, 오른쪽에는 이 용(상주)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풀백은 안정적인 수비가 첫 번째 임무이지만 현대 축구의 풀백은 공격수 못지 않은 공격력도 갖춰야 인정받는다. 이 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이 용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빼앗았다.
이 용의 전매특허인 슈퍼 크로스가 또 다른 시리아전 해법이다. 빠른 발을 가진 이 용은 웬만한 측면 공격수 못지 않은 크로스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활처럼 휘면서 문전으로 배달되는 크로스는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들을 당혹케 만든다. 2012년 울산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 이 용은 '진격의 거인' 김신욱(전북)과 환상의 호흡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 용은 좋은 축구센스도 갖췄다. 시리아의 밀집수비를 측면에서 깰 수 있는 경기운영 능력도 갖추고 있다. 슈틸리케호 빌드업의 서막이 이 용의 발에서 시작될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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