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적이다. 염경엽 감독 부임 후 꾸준히 가을 야구를 펼쳐온 넥센은 선수단 운영, 즉 전력 관리에 있어 모범적인 구단으로 꼽힌다. 염 감독의 능력중 가장 부각되는 부분이다.
넥센은 6일 현재 69승53패1무, 승률 5할6푼6리로 3위를 달리고 있다. 4위 KIA 타이거즈에 9경기를 앞서 있어 극단적인 연패를 당하지 않는 한 적어도 3위는 빼앗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2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 과연 순위를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이 부분에 대해 염 감독은 "2~3경기차가 난다고 하지만, 절대 우리가 역전시킬 수는 없다. 예를 들어 NC가 4승을 하면 우리는 8승을 해야 하는데, 그건 정말 힘든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야구는 모르는 일이니까.
사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넥센은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 투타에 걸쳐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은 커녕 8~9위도 힘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넥센의 돌풍은 상상 이상었다. 시즌 종료를 한 달 앞둔 지금도 "야구를 정말 잘한다", "레이스 운영은 염 감독에 비할 사령탑이 없다"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넥센의 월간 '승패 마진'을 보면 4월 -1, 5월 +3, 6월 +3, 7월 +7, 8월 이후 +4이다. 현재 승률 5할에서 16경기의 여유가 있다.
염 감독은 이같은 행보를 예상하고 있었을까. 그는 "전지훈련서 선수들이 보여줬던 자세와 움직임이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힘이 시즌 들어가서 드러난다면 승부가 될 거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잘해줬다. 선수들, 코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남들이 보지 못한 선수들의 힘을 발견하고 키운 건 결국 염 감독이다.
아무리 선수들이 열심히 한다고 해도 주어진 전력을 감안했을 때 넥센에게는 남들이 보지 못한 힘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염 감독은 이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염 감독은 '운(運)'이라고 했다. 올시즌을 치르면서 운도 많이 따라줬다고 했다. 염 감독은 "어떻게 시즌을 치렀는지 모르겠다. 작년에는 부상 선수들이 많아 정말 힘들었는데, 올해는 없는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케미를 잘 발휘해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신인왕을 예약한 신재영의 활약을 꼽았다. 이렇게까지 잘 해줄 지 몰랐다고 한다. 그는 "신재영이 중심에 있었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보면서 올해 어느 정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는 했다. 14승을 했는데 재영이에게는 남은 시즌 역시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던지라고 했다"고 밝혔다. 신재영은 이날 현재 14승,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중이다.
에이스 밴헤켄의 복귀도 염 감독에게는 행운이었다. 염 감독은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고 했다. 넥센은 시즌을 함께 시작한 외국인 투수 코엘로와 피어밴드를 퇴출시키는 과정에서 세이부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밴헤켄 영입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밴헤켄을 데려올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리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다른 선수를 물색하고 계약 직전 단계까지 갔다고 한다. 그게 7월 중순이었다. 그런데 정확히 7월 15일 밴헤켄이 한신에서 방출된 것이었다. 염 감독은 곧바로 재영입을 지시했다. 밴헤켄은 넥센 복귀 후 7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2.14를 마크중이다.
하늘도 넥센을 도왔다. 넥센은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우천으로 4일간 경기를 하지 못했다. 선수단에게는 꿀맛같은 휴식이었다. 게다가 선발 로테이션이 좋지 않았던 시기라 무척 반가운 비였다. 염 감독은 "당시 가장 큰 고비였다. 우리 선발 카드가 좋지 않았고, 반대로 상대팀 삼성은 타선이 최고조에 올라 있었다. 연패로 흐를 수 있다고 봤는데, 우천으로 3경기가 취소되면서 나흘을 푹 쉴 수 있었다"고 했다.
염 감독의 시선은 이미 포스트시즌을 향해 있다. 선발진과 필승조를 확정했고,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사실 남은 시즌 더 보여줄 것은 없다. 염 감독은 더이상 부상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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