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자존심 싸움이다. 10개 구단 거포들이 타점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형우(삼성 라이온즈)는 6일 대구 kt 위즈전이 끝난 뒤 이런 말을 했다. "아무래도 타율보다는 타점에 욕심이 난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으니 더 많은 타점을 쌓고 싶다." 팀의 중심 타자로서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다. 왜 그가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의 4번-좌익수 자리를 도맡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최형우는 이날 5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달 27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5타점) 이후 모처럼 4타점 이상 경기를 했다. 그는 0-0이던 1회 무사 만루에서 kt 선발 정성곤을 상대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쳤다. 7-0이던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완 이상화로부터 우월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또 5회 무사 1,3루에서도 심재민을 상대로 1타점짜리 중전 적시타를 쳤다.
그러면서 타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날까지 114경기에서 117타점을 수확하며 경기 당 1타점 이상을 뽑아내는 엄청난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산술적으로는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점인 지난해 123타점을 뛰어 넘는 130타점 이상이 기대된다. 최형우도 "그간 장타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다. 이제는 조금씩 장타를 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011년 118타점으로 이 부문 타이틀 홀더가 된 기억도 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경쟁자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타점 공동 2위 김태균, 로사리오(115타점·이상 한화 이글스)와는 고작 2개 차이다. 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은 110타점, NC 다이노스 테임즈가 108타점이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장타 능력을 갖고 있다. 언제든 홈런을 폭발해 타점을 순식간에 늘릴 수 있다. 또 최형우만큼 자존심도 강해 타점왕 타이틀을 따내고 싶어 한다.
이들 중 최근 페이스는 김태균이 으뜸이다. 2일 대전 LG 트윈스전부터 6일 창원 NC전까지 4경기에서 무려 9타점을 쓸어 남았다. 김태균은 로사리오가 목 담 증세를 호소하는 사이 클러치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어느새 타점 공동 2위다. 그는 정근우, 이용구, 송광민 등이 밥상을 차리면 매경기 1타점 이상은 어렵지 않게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 테임즈는 이달 들어 타점이 없다. 선구안이 흔들리면서 장타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금세 타격감을 되찾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럴 경우 팀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8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KBO리그 첫 타점왕을 노려볼 수 있다. 그는 지난 2년 간 박병호에 밀려 타점 부문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 복귀, 일본 진출 등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타점 머신'이 될 기회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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