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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가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1992년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지 25년 만의 일이다. 김병지는 18일 울산문수구장에서 펼쳐진 공식 은퇴식을 끝으로 프로 선수 생활을 영예롭게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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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했다. 밀양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김병지는 키가 작아 축구를 그만둬야 했다. 고등학교 때 20cm 폭풍 성장을 하면서 축구 선수의 꿈을 다시 한번 키웠지만, 한번 멈췄던 시간을 되돌리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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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록은 덤이었다. 25년 동안 706경기에 나선 김병지는 K리그 통산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최고령 출전(45세 5개월 15일), 최다 무교체(153경기), 최다 무실점(228경기) 기록 등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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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는 "내가 생각해도 과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런 드리블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때 내 자만심에 실수를 저질렀다. 지금이라면 훨씬 더 지혜롭게 정리해서 신뢰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며 웃었다.
김병지는 힘겨웠던 재활의 시간을 거쳐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는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던 것은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열정 덕분이었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꿈꿨다. 잠들기 전에 '내일 또 다시 선수를 할 수 있을까' 물음을 던졌다. 오늘만큼 값진 내일을 보내기 위해서는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치열한 삶의 과정을 회상했다.
K리그에서 그 누구보다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누볐던 김병지는 이제 정들었던 축구화를 벗는다. 하지만 축구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김병지는 축구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 첫 걸음은 유소년 재활 센터다. 김병지는 "곧 유소년들을 위한 재활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라며 "고등학교 1~2학년 때 20cm가 컸다. 중고등학생 때 그런 시기가 있다. 그때 근력과 함께 병행하지 않으면 긴 시간 동안 운동할 수 없다. 그동안 받은 사랑을 팬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씩씩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던 김병지는 희망찬 내일을 기약하며 이별을 고했다. 그는 "25년 동안 정말 감사했다.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다. 노력하지 않을 때는 질책을, 부족해도 열심히 하는 모습에는 격려를 부탁드린다"며 "정말 부족한 선수였다. 많은 분들의 도움 속에 성장했고, 그 꿈을 이뤘다. 감사하다"며 웃으며 이별을 고했다. 또 다른 만남을 위한 일시 정지, '선수' 김병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울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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