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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라온은 영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다. 이에 영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모른 척했던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내가 가마에 편히 앉아 있을 때 너는 걷고 내가 걸을 때 넌 팔이 떨어져라 일산을 들고 서 있었지. 난 비단 위에 앉고, 넌 흙 묻은 자리에 앉으면서 어찌 여인으로 아낀다 말할 수 있었겠냐"며 "사내가 정인에게 할 짓이 아니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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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으로 대하겠다는 영의 말에 생각이 많아진 라온은 영을 피해 다니기 시작했다. 영은 "내게서 도망갈 궁리를 하고 있냐. 내관이 아닌 네 모습 그대로 한걸음 다가와 주길 바랄 뿐"이라고 애원했지만, 라온은 "내가 내관이 아니면 무슨 수로 저하의 곁에 있을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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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들은 영은 "정말 네가 원하는 게 그것이냐. 네게 해줄 수 있고, 해주고 싶은 것들이 수백, 수천 가지인데 고작 바라는 게 그것이냐. 숨고 도망가서 날 안보겠다는 것이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청한 네 바람이냐"며 울분을 토했지만, 라온의 답은 한결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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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을 향한 마음과 자신의 처지에서 고민하던 라온에게 영은 계속 다가갔다. 영은 영은옹주(허정은)로부터 배운 수신호로 '내가 너를 좋아한다, 아니 연모한다. 그러니 제발 떠나지 말고 내 곁에 있어라'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고, 라온의 마음도 열렸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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