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에 강한 이유요? 부담을 즐기기 때문인 것 같다."
'에비앙의 그녀' 전인지(22·하이트진로)의 또 다른 이름은 '메이저 퀸'이다.
지난 시즌 대업을 이뤘다. 한-미-일 메이저대회를 동시에 석권했다. 올 시즌에도 메이저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었다. 시즌 첫 승이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승을 다시 메이저대회에서 챙겼다. 에비앙 챔피언십이었다. 전인지는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올린 13승 가운데 메이저대회 우승만 7승이다.
전인지가 금의환향했다. 20일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서면서 공식 팬카페 '플라잉덤보' 회원들에게 축하를 받은 전인지는 스스로 메이저대회에 강한 이유를 정확하게 정립하고 있었다. 그녀는 "(메이저대회에선) 내가 가진 장점이 발휘되는 것 같다"며 "부담 속에서도 즐기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그런 것이 나에게 코스에서 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생각도 전인지를 '메이저 여왕'으로 키운 원동력이다.
전인지를 보고 있으면 마치 바위에서 꽃이 피는 듯한 모습이다. 심장은 강철인데 얼굴에는 환한 꽃이 펴 있다. 대회 때마다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전인지는 "웃으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며 "박 원 원장님(코치)께도 웃으면서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기다림은 전인지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이번 시즌 LPGA에 데뷔한 전인지는 사실 우승만 없었을 뿐이다. 2위와 3위를 각각 세 차례씩 하면서 세계 톱 10(7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전인지는 초조해하지 않았다. 때를 기다렸다. 무엇보다 전인지의 우승 기폭제가 됐던 건 '리우올림픽'이었다. 13위에 그친 아쉬움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쏟아냈던 것이다. 전인지는 "올림픽은 올 시즌 가장 큰 목표였다. 그런데 올림픽 전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성적을 보고나서 나에게 한심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 아쉬움을 메이저대회에 쏟아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전인지에게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8)의 향기가 났다. 리우올림픽 4라운드 내내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보인 박인비의 모습이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한 전인지에게도 보여졌다. 이에 대해 전인지는 "올림픽은 나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인비 언니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록 브레이커' 전인지의 꿈은 역시 올림픽 금메달이다. 전인지는 "큰 목표는 있지만 매년 작은 목표를 세운다. 올해 목표는 올림픽이었다. 4년 뒤 기회가 주어진다면 금빛 메달을 깨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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