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금토극 '디어 마이 프렌즈'(이하 디마프)가 끝난 지 2달이 지났다. '디마프'는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인생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폐부를 찌르는 명대사로 유명한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었던데다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신구 박원숙 등 대한민국 대표 베테랑 배우들을 대거 섭외해 큰 관심을 모았다. 워낙 연기 내공 탄탄한 배우들이 총출동 했던 만큼, 방송 초반부터 남다른 몰입도를 자랑했다. 처음엔 별다른 관심없는 꼰대 이야기에 불과했지만 어느새 시청자들은 극에 빠져들어 캐릭터의 아픔에 함께 공감하며 눈물 흘렸고, 즐거운 일에는 함께 웃었다.
이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함께 한 현장은 어땠을까.
작품을 연출한 홍종찬PD는 "김혜자 나문희 고현정과 고두심 박원숙 신구 윤여정의 스타일이 좀 다르다. 김혜자 나문희 고현정은 약간 캐릭터에 빙의한 듯한 연기를 하고 윤여정 고두심 박원숙 신구는 대본에 정말 충실하게 정확한 연기를 하더라"라고 평했다. 그는 "고현정은 중반 이후 감정신이 많았다. 그런 신을 찍을 땐 올 때부터 그 감정에 확 빠져있더라. 무서울 정도로 몰입해서 온다. 김혜자 선생님은 취미 생활이나 그런 게 전혀 없고 정말 대본을 보고 또 보고 계속 연구하신다. 나문희 선생님은 여러 상황 속에서 계속 다양한 걸 시도해보고 싶어하시는 스타일이다. 나도 드라마를 하면서 이 세분은 좀 특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구 선생님은 처음에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정말 대사 NG다 안내시고 몸 쓰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으시더라. 연기 스타일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느낀 건 이렇게 연륜이 쌓인 분들인데도 정말 자기 캐릭터를 열심히 연구하고 최선을 다하신다는 거다. 준비가 철저하고 캐릭터를 위해 몸을 내던지기 때문에 이제까지 수십년을 버티며 주연을 할 수 있는 거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디마프'는 카메오도 특별했다. 조인성 이광수 성동일 장현성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전혀 카메오 같지 않은 분량을 소화했다. 특히 조인성은 연하 캐릭터를 맡아 완(고현정)과의 러브라인을 절절하게 그려냈다. 카메오 출연이 아닌 남자주인공이라 했어도 믿을 정도였다. 홍종찬PD는 "사실 카메오 분량이 꽤 많았고 감정선도 센 편이었다. 가볍게 와서 촬영하고 가는 게 아니라서 본인들도 부담됐을텐데 현장에서 즐겁게 해줘서 다 고맙다. 특히 조인성은 영화를 위해 해외 촬영을 가야 했었다. 체력적, 물리적 한계도 있었을 것이고 다른 작품을 촬영하다 와서 연기해야 하니까 몰입도에 대한 부분도 있었을텐데 굉장히 잘해줬다. 놀라웠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명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디마프'에는 수많은 명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석균(신구)이 사위가 가정 폭력을 행사해왔다는 걸 알고 학교까지 찾아가 차를 부수며 분통을 터트리는 모습에서는 진한 부성애를 느끼게 했고, 완과 난희(고두심) 모녀의 감정 싸움은 이시대 수많은 모녀들의 공감대를 자극했다. 치매에 걸린 희자(김혜자)가 숲에서 울부짖는 장면은 시청자의 눈시울을 같이 붉혔다. 그리고 이러한 명연기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자연스러운 연출에 힘입어 더욱 설득력있고 현실감 있게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홍종찬PD는 "처음 노희경 작가와 작품을 준비하면서 1부 초고를 받았을 때의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대본이 아니라 악보같은 느낌이었다. 글자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떻게하면 잘 살려낼 수 있을지, 뻔하지 않은 새로운 걸 만들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나오시기 때문에 잘못하면 연속극처럼 보일수도 있겠더라. 그런 느낌이 아니라 진짜 사람들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큐 느낌으로 갔다. 연출적으로 어떤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캐릭터의 상황과 공간을 진자처럼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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