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만 했다면"하고 가정해보는 것은 참 부질없는 짓이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후회해봤자 자기 마음만 아프다.
그러나 시즌이 다 끝나가는 이맘 때쯤엔 아쉬운 부분이 두고두고 마음 한구석에 남는다. 특히 목표로 했던 5강이 멀어진 팀은 더욱 그렇다.
롯데 자이언츠는 61승74패로 9위에 머물러있다. 시즌 전 5강 후보로 꼽혔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가장 큰 타격은 NC전 1승12패다. 롯데는 정규리그 우승팀인 두산 베어스에 8승7패로 앞섰다. 9개 팀 중 두산에 상대전적이 앞서는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삼성에도 11승5패로 앞서기도 했지만 NC전 1승12패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는 15일 NC와의 시즌 첫 맞대결서 0대3으로 패했지만 4월17일 8대5로 승리하며 1승1패를 기록했지만 4월 29일 부산경기서 3대6으로 패했고 이후 지난 25일 창원경기까지 내리 11번을 연속해서 졌다. 그러면서 롯데의 순위는 5위권보다 아래로 떨어졌다. 만약 NC와의 승부에서 5할만 했다면 역사는 바뀔 수 있다. 만약 롯데가 NC와 7승7패의 동률을 보이고 있다면 67승68패로 KIA(67승1무70패)에 앞선 5위를 달리며 4위 LG(68승2무67패)를 1게임차로 압박하고 있었을 것이다. NC의 경우는 2위자리가 위태로웠을 수 있다. 71승3무59패로 넥센과 반게임차의 접전이 된다. 롯데는 NC 때문에, NC는 롯데 덕분에 지금의 순위가 됐다고 할 수도 있을 듯.
SK는 두산과한화가 야속할 수밖에 없다. 3위 넥센에 10승6패로 앞서기도 했는데 유독 두산과 한화에 많이 졌다. 두산전엔 4승12패, 한화엔 5승11패다. 두산과 한화에 2승씩만 더 했다면 5할 승률을 하고 있을터.
삼성은 하위팀인 한화와 롯데에게 당한 것이 충격이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하면서 롯데와 한화에게 많은 승리를 거뒀다. 롯데와는 5년간 52승2무32패로 6할1푼9리의 승률을 보였고, 한화에도 51승1무34패로 승률이 6할이었다. 그러나 올해 롯데 5승11패, 한화에 5승1무10패로 뒤졌다. 한화에겐 지난해에도 6승10패로 뒤졌는데 2년 연속 상대전적에서 졌다. 하위팀인 이들에게 5할 근처의 승률만 했더라도 자존심을 지키는 5강 싸움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특정팀에게 많이 이기고 패하는 것은 전력차이도 있지만 우연히 시기가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선발 로테이션상 3,4,5선발이 나갈 때 상대가 1,2,3선발이 나오기도 하고,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 팀 전력이 떨어졌을 때 만나 힘없이 패하기도 한다.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떨어지는 팀이 포스트시즌에선 반대로 이기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서로 베스트 멤버로 총력전을 펼치면 결과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6개월간의 긴 마라톤이 빚어내는 우연의 결과는 어쩔 수 없다. 내년에 설욕하는 길밖에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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