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김모씨는 밤마다 사라지는 어머니를 찾으러 다니느라 집주변 파출소의 '단골'이었다.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데 밤에 한숨도 못자는 날이 많아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경찰에 인적사항 등록을 해놓고 배회감지기 지원을 받은 이후로는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치매는 투병기간이 길어서 간병 비용 부담이 크고, '집에서 모셔야 한다'는 정서가 강해 가정에서 환자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가정에서 치매 환자를 돌볼 때 도움이 되는 것들에 대해 알아봤다.
치매 환자 가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실종'
치매 환자를 돌볼때 가장 어려운 점은 환자가 정신없이 헤매다 실종되는 것이다. 이러한 배회 증상으로 인한 실종이 많아서 이에 대비한 제품과 서비스 또한 다양하다. 우선 지문·사진·연락처 등을 미리 경찰에 알리는 '사전등록제'가 있고, 신원 확인 인식표를 제작해 옷에 부착하는 방법도 있다. GPS를 이용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배회감지기도 나와있다. 보호자의 스마트폰 앱으로 연결 가능하며, 안심 지역 이탈 알림은 물론 SOS 긴급호출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고 통화가 가능한 손목착용형 제품도 있다. 특히 이러한 치매 환자들의 배회증상은 밤에 더 심해지는데, 석양이 진 후 혼돈 증세가 악회돠는 '일몰 증후군' 때문이다. 오세호 오즈 신경과 원장은 "밤에는 낮과 달리 시각적 단서가 됐던 것들이 줄어들면서 혼돈이 심해진다"면서 "잠을 제대로 못자게 되면 뇌 기능이 더 떨어져서 증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낮밤이 바뀌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유도제 등을 쓰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낮활동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오세호 원장은 "되도록 낮시간에 운동을 하는 등 활동을 해야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면서 "고령 환자가 많기 때문에 거창한 운동보다는 TV보면서 손가락이라도 움직이면 그 또한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깔끔했던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치매 환자 보호자들이 힘들어하는 다른 한가지는 '냄새'다. 치매 환자들은 후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위생관리에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냄새를 못맡는 것은 치매의 대표적 전조증상으로, 깔끔했던 사람도 치매에 걸리면 씻는 것을 거부하거나 지저분해져, 돌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노년의 부부 중 아내가 남편을 간병하게 되면 체력적으로 더 힘들어한다. 따라서 이동변기를 활용하거나 배변 처리를 자동으로 해주는 변기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또한 목욕을 쉽게 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목욕의자나·리프트 기능이 있는 욕조도 있고, 특히 방문목욕 서비스는 혼자 목욕시키기 어려운 보호자들이 참고할 만 하다.
너무 가르치려 하지 말고 가벼운 대화 나눠야
치매 환자는 새로운 학습은 힘들지만, 뇌를 부지런히 쓰는 것이 좋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소한 대화나 운동을 권한다. 오세호 원장은 "치매 환자들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너무 교육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말벗만 있어도 치매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보호자가 내내 함께할 수 없다면 대화상대가 돼주는 로봇인형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돼 있다. 커다란 화면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영상전화기는 보호자가 강제로 연결해 주변 상황을 카메라로 체크할 수도 있고,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원격 조정으로 가스레인지나 도어락 등을 제어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치매 진단을 받고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자가 되면, 정부 보조를 받아 간병을 도와주는 각종 서비스와 복지용구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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