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은 한 방이 좌우하는 단기전이다. 의외의 인물, 소위 '미친' 선수가 나오기도 하고, 결정적인 플레이가 승부를 좌우한다.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는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어찌 보면 좋은 팀을 만난 행운일 수도 있지만, 차가운 눈초리를 애정의 시선으로 바꾸며 반전 드라마를 써낸 본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봐야 한다.
볼티모어는 당장 첫 관문부터 까다로운 팀을 만났다. 5일 오전 9시8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단판 승부의 와일드카드 게임을 갖는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원정경기로 볼티모어는 정규시즌 16승에 빛나는 에이스 크리스 틸먼, 토론토는 정규시즌 9승10패의 마커스 스트로맨을 선발로 예고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의 두 팀은 정규시즌서 똑같이 89승73패를 올리며 와일드카드를 거머쥐었다. 시즌 맞대결에서는 볼티모어가 9승10패로 약간 밀렸다. 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 팀홈런 1위팀답게 장타력에서는 앞서지만, 토론토 타선은 응집력이 뛰어나다. 올시즌 토론토전 4경기에서 1승에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한 틸먼이 선발인 볼티모어가 다소 우세하다는 전망이다. 반면 스트로맨은 올해 볼티모어를 상대로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7.04로 부진했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현수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상대 선발이 오른손 투수이기 때문에 김현수는 선발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처럼 2번 또는 8번 좌익수가 유력하다. USA투데이는 김현수의 타순을 8번으로 예상했다.
김현수는 올시즌 스트로맨을 상대로 7타수 3안타(타율 0.429)에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로저스센터 원정에서는 4타석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을 때렸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불과 닷새만에 같은 투수를 만나는 것이다. 올해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소화한 스트로맨은 91~94마일 직구에 슬라이더,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다양하게 던지며, 제구력도 비교적 안정적인 투수다.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 시절 포스트시즌 72경기를 뛰었다. 고개를 숙인 적이 많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19타수 8안타(타율 0.421),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2할6푼8리(254타수 68안타), 6홈런, 34타점, 36득점이다. 풍부한 경험이 이번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서도 심리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서도 그랬듯, 볼티모어가 김현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출루다. 김현수는 정규시즌서 팀의 기대를 100% 충족시켰다. 그렇다고 한 방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김현수는 지난달 29일 토론토를 상대로 9회초 대타로 나가 역전 투런홈런을 날렸다. 이 홈런으로 승리한 볼티모어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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