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정형돈이 죽지 않은 감각으로 예능감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두가지 감정을 심었다.
5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는 휴식을 선언한 후 1년여 만에 돌아 온 정형돈의 복귀 방송이 그려졌다. 인삿말과 함께 어색했던 것도 잠시, 곧 손쉽게 웃음을 만들어가며 우리가 기억하던 정형돈으로 돌아왔다. 이날 초대손님이 에이핑크 였다는 점은 제작진의 섬세한 의도였을까. 오래전부터 찰떡 궁합을 자랑했던 에이핑크X정형돈 조합은 익살스럽고 흥겨운 시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1년간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시청자들은 정형돈의 밝은 모습을 보며 반가움 이면의 묘한 감정을 품을 법도 했다. 정형돈이 유독 '무한도전'만을 제외하고 복귀한 것에 대해서는, 일단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그의 자유인데다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보다 훨씬 부담이 크니까"라는 이유까지 더해지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하지만 1~2주 사이 폭죽처럼 터지며 대중에게 전해진 '귀환 퍼레이드'와 예능·음악·영화까지 다방면으로 펼쳐진 행보는 마치 출연자를 병들게 하는 프로그램에서 탈출한 자유인의 모습과 같이 비춰지게 했다. 더불어 대중에게 편안함 웃음을 제공해야 할 '무한도전' 멤버들은 어느새 '고생중인 사람들'처럼 인식되고 있는것이 사실.
'무한도전'은 분명 쉽지 않은 예능임은 분명하다. 남아있는 명수형, 재석이형, 준하형에 하하와 광희는 이제 짐을 싸서 곧 러시아로 간다. 예능 사상 한번도 시도된적 없는 '우주행'을 위해 떠난다. 우려의 시선과 끊임없는 '위기설'을 등에 업은 채 말이다. 반면 정형돈은 복귀 결정과 함께 발표한 음원('결정')을 통해 '솔직해지고 싶어 후회하긴 싫어 내 인생의 주인은 나여야 하니까 솔직해지고 싶어 후회하긴 싫어 내 인생의 주인은 나여야 하니까'라고 적었다. 가사 내용만으론 충분히 공감할만 하지만 '무한도전'에 남겨진 옛 동료들과, 제작진은 그 글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부상의 위험이나 심적 부담감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한 스포츠선수를 비난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몸이 생명인 선수는 길지 않은 전성기동안 자신이 속한 프로팀에서 활약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 때문에 주축 선수를 잃은 국가대표팀은 그의 공백으로 전력이 급강하 하더라도 그의 선택을 욕할 수 없다. 하지만 '예의'는 있어야 한다. 자신을 세계적인 선수로 길러준 국가대표 경기와, 영광스럽게 호흡을 맞추던 국가대표 동료들, 그리고 그 지도자에 대한 예의.
'주간아'는 매주 계속될 것이며, 정형돈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바닥에서 구를 것이다. 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웃음이 즐거운데다, 이미 복귀한 만큼 최선을 다해 웃음을 만들어야겠지만, 11년간 지속된 국민예능 '무한도전'이 마치 뛰쳐나오고픈 사우나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배려할 때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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