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은 매경기가 벼랑끝 승부, 내일이 없는 총력전이다. 때로는 숨막히는 투수전, 불꽃튀는 타격전이 팬들의 피를 끊게 하고, 마음을 쥐고 흔든다. 정해진 공식대로, 틀에 찍어낸 듯한 분석은 식상하다. 스포츠조선이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팬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 풀어낸다. 담당기자가 인정사정보지 않고 팩트를 신랄하게 파헤치는 '사이다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KIA편에서-오지환의 처절한 실책. LG 기세등등 어디로?
LG 선발 허프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9월에 중요했던 2경기를 허프에게 다 내주고 나서 이번에 다시 만난 것이 껄끄러웠다. 가장 믿음직한 캡틴 이범호가 "올해 본 외국인 투수들 중에 가장 좋은 공을 던진다"고 했다. KIA 타선으로는 어림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안타를 쳐야만 점수를 내는 것은 아니었다. LG 오지환이 KIA를 살렸다. 1회초 땅볼 실책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때, LG 벤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안도하기에는 너무 빨랐다. 오지환이 또 그럴줄 알았는가. 아마 KIA도 예상 못했다.4회초 2사 2,3루에서 오지환이 안치홍의 평범한 땅볼을 잡지 못하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사실상 이 실책으로 KIA가 분위기를 가져왔다.
LG가 약오르겠지만, KIA 수비는 훌륭했다. 김주찬 김호령 노수광이 지키는 외야는 실수 없이 촘촘했고, 유격수 김선빈은 물 만난 고기처럼 철벽 수비를 펼쳤다. 김선빈의 슬라이딩 캐치로 시작된 병살타 2개는 LG의 흐름을 끊는 칼날 같았다. 8회 뜬공 실수는 호수비 2개로 커버할 수 있다. LG와 KIA의 차이는 유격수에서 갈렸다.
박용택은 미디어데이에서 "양현종보다 헥터를 상대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훨씬 덜 까다로운 상대라는 뜻이다. LG가 자신만만 했지만 분명히 헥터 공략에 실패했다.
양 팀 사령탑은 경기 전부터 선취점의 중요성을 몇 차례나 강조했다. 선취점은 곧 기선 제압을 의미한다. 먼저 점수를 잡고 들어가는 팀이 분위기에서 앞설 수밖에 없다. 그 공식은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더군다나 LG 실책으로 선취점을 냈으니. KIA로선 정말 더할 나위 없었다.
KIA 선수들은 이미 일주일 치 짐을 싸왔다. 따뜻한 고척돔에 가서 입을 반팔티도 챙겼다. 누가 5위가 불리하다고 했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승리 팀이 더 유리할 뿐이다. 승부 원점. 한 번만 더 이기면 고척돔은 KIA가 간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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