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장한 탓일까.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만난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가른 건 실책이었다. 0-0으로 팽팽한 4회 2사에 나온 LG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은 양팀의 희비를 갈랐다. 안치홍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오지환이 뒤로 빠트리면서 KIA는 결승점을 얻었다. LG가 2대4로 졌다. 오지환이 그 땅볼 타구를 무난히 처리했다면 1차전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었다. LG가 끌려간 0-4로 끌려간 8회 2점을 따라가는 과정에서도 KIA 유격수 김선빈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뜬공 트라우마'가 있는 김선빈이 대타 이병규(7번)의 평범한 플라이를 놓쳤다.
이 처럼 가을야구 같은 단기전에선 실책 또는 실수가 팀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그로 인해 결승타 없이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잦다.
1년 전 2015년 포스트시즌도 '실수 시리즈'로 결승타가 없었던 경기가 많았다.
넥센과 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연장 승부의 피날레를 장식한 것도 SK 유격수 김성현이었다. 김성현이 2사 만루에서 넥센 윤석민의 내야 뜬공을 잡지 못하며 승패가 갈렸다. 넥센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SK는 짧은 가을야구를 끝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가 만난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도 와일드피치로 승패가 갈렸다.
PO 1차전에선 1회 두산이 NC 선발 투수 해커의 폭투로 결승점을 뽑았다. 김현수를 상대로 던진 초구가 NC 포수 김태군이 잡을 수 없는 반대 투구가 되면서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을 밟았다. 이후 해커는 계속 흔들렸고 4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PO 2차전에선 두산 구원 투수 함덕주의 폭투로 NC가 웃었다. 1-1로 팽팽한 8회, 함덕주의 폭투로 3루 주자 지석훈이 홈을 밟았다.
두산과 넥센의 준PO 4차전에선 9회 넥센 좌익수 문우람의 실책이 결승점으로 이어졌고, 두산이 11대9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가을야구'가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선수들에게 주는 심적 부담이 크다. 실책 또는 실수가 나올 리스크가 높아진다. 그래서 큰 경기일수록 작은 실수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그런 안 좋은 기억이 선수들에게 큰 상처가 돼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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