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도 많이 힘들 것이다."
슈틸리케호는 11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쓰라린 패배. 그 보다 더 뼈 아픈 것은 무기력한 경기내용이었다. 한국은 시종 이란에 휘둘렸다. 제대로 된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그 어렵다는 이란 원정이지만 실망스러운 패배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뿔이 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카타르의 크리스티안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논란이 일었다. 모든 책임을 선수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또 자신의 선수를 다른 팀 선수와 비교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도 일었다.
기성용이 논란 진화에 나섰다. 선수단 숙소인 에스테그랄 호텔에서 만난 기성용은 "감독님은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소통 등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내가 보기엔 감독님도 많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전은 내가 감독이었어도 화가 났을 것"이라며 "내가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지만 감독, 주장, 선수들 모두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누구 하나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 선수단 모두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고 했다. 또 "선수들도 프로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감독님 말씀에 실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최근 이란전 4연패에 빠졌다. 역대 이란 원정 전적도 2무5패가 됐다. 유독 어려운 이란 원정. 기성용은 "2~3일만에 고지대 적응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이란이 홈에서 특히 강하다"면서 "선배들도 많이 힘들어 했다. 호텔, 생활, 경기장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 장거리 비행도 큰 부담이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이겨보려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에 대한 평가를 인정한다. 하지만 과정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기력했던 이란전 패배. 기성용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아쉽지만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했던 것은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며 "이란에 비해 경기 운영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경기 초반 20분 동안 플레이를 못했다. 아쉽지만 앞으로 소속팀 가서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패배의 아픔을 털어내고 앞을 보기로 했다. 기성용은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선수들은 고개 숙일 필요 없다. 앞으로 기회가 많다. 11월에 있는 우즈베키스탄전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테헤란(이란)=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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