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좋으면 좋지만, 안그러면 역적이 될까봐 걱정 돼요."
LG 트윈스 포수 정상호는 포스트시즌에서만 40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가을 야구 단골 손님이었던 SK에서 경험을 쌓았다. 포수는 경험이다. 포스트시즌처럼 큰 경기 경험을 가지고 있는 포수는 어느 팀이나 탐날 수 밖에 없다.
LG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정상호-유강남 2인 체제로 포수진을 꾸렸다. 그중 정상호는 관록 넘치는 리드로 LG 투수진을 이끌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때 선발 포수는 정상호였다. 하지만 그는 "좋은 팀들을 만났던 덕분"이라고 겸손해했다.
많은 칭찬을 받고 있으나 부담스럽기도 하다. 16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만난 정상호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솔직히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만약 나 때문에 경기에 지면 역적이 될 수도 있지 않나"라며 주위의 기대에 조심스러워했다.
포수로서 이번 포스트시즌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최대한 투수를 유리하게, 편하게 이끄는 것. 정상호는 "특별한 것은 없다. 결국 공을 던지는 것은 투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초구 카운트를 빨리 잡고 최대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 타선도 고려해야 한다. 정상호는 "넥센 타자들은 빠른 공, 직구를 잘 친다. 여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잘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2차전 봉중근이 무사 만루 위기를 넘겼던 당시를 되돌아봤다. "(채)태인이를 먼저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관점을 뒀는데 삼진을 잡아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다음 타자 김민성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던 공은 체인지업이다. 중근이형이 잘 던져줬기 때문에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타격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정상호는 포수로서의 역할에 더 무게를 뒀다. "정규 시즌에 워낙 못쳤기 때문에 지금 감이 괜찮다고 봐주시는 것 같다"는 그는 "포수는 수비가 근본이다. 최소 실점으로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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