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보다 탄수화물이 더 비만을 초래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버터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겨졌던 지방이 오히려 효과적 다이어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이 최근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버터, 치즈, 삼겹살 등 고지방식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가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이 일어나기 전후인 8~10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8월 19~9월 18일까지만 해도 버터 -19.2%, 치즈 -11%, 삼겹살 -7.9% 등으로 역신장세를 면치 못했던 고지방식 품목의 매출은 9월 중순을 기점으로 급반전됐다. 일부 방송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집중 조명한 9월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이마트에서 버터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1.4%, 치즈는 10.3%, 삼겹살은 7.6% 급증했다. 또 그동안 식생활 변화로 가뜩이나 매년 매출이 줄고 있는 쌀은 방송에서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주적이라고 지적한 뒤 -11%이던 역신장세가 -37%로 더욱 심화했다.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일부 품목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수입·생산업체가 많은 치즈는 이런 현상이 덜한 편이지만 버터의 경우 수입이나 생산을 하는 국내 업체가 소수여서 품절 사태를 빚는 소매점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 가정용 가공버터의 약 80%를 생산·공급하는 롯데푸드는 최근 생산 설비까지 신규로 교체하면서 버터 생산량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렸지만 쇄도하는 주문량의 40~50%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푸드의 월 평균 버터 생산량은 150t(2주 기준 75t) 정도지만 최근 2주 사이 생산능력의 약 3배인 220t의 주문이 쏟아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천연버터를 주로 생산하는 서울우유도 지난달 하순부터 급증한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최대한 돌리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버터와 치즈에 대한 발주 물량이 갑자기 증가해 제조사 측에서 재고물량 파악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발주를 당분간 자제해달라고 하소연할 정도다"라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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