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많이 된다."
6년 만에 치르는 프로배구 정규리그 데뷔전을 앞둔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박 감독은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다른 팀에서 우승후보라고 해서 긴장이 많이 된다. 그러나 감독이 불안해하면 선수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억지로 참고있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삼성화재전 필승전략으로 '서브'와 '서브 리시브'를 꼽았다. 2005년 프로배구 태동 이후 올 시즌 처음으로 시행된 트라이아웃을 통해 각팀의 배구 색깔이 공격형으로 급변하고 있고 세터놀음인 배구에서 서브로 리시브라인을 흔들지 못할 경우 정상적인 패턴 플레이에선 점수를 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박 감독은 공격형 배구를 선호한다. 배구 트렌드를 주도하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경험한 스피드 배구를 국내에 도입한 주인공이다. 박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형 배구에는 서브 뿐만 아니라 공격과 블로킹까지도 공격적으로 시도돼야 한다. 박 감독은 "강력한 서브로 상대 서브 리시브를 흔들어야 한다. 상대 세터 머리 위로 공을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쉽게 승리하는 방법이다. 이것을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원표 공격 배구'가 V리그 강타를 예고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대1(25-21, 25-20, 20-25, 25-21)로 제압했다.
"팀 완성도가 아직 80%밖에 올라오지 않았다"는 박 감독은 컵 대회가 끝난 뒤 드러난 문제점을 많이 보완한 모습이었다. 우선 레프트 라인을 재정비했다. 정지석과 신영수 대신 곽승석과 김학민으로 교체하면서 서브 리시브에 철저히 대비한 모습이었다. 김학민은 1, 2세트에서 70%가 넘는 리시브율로 상대 서브 타깃이 된 상황을 극복했다.
세터 한선수의 토스는 다소 흔들렸다. 그러나 가스파리니를 비롯해 김학민 곽승석 진상헌 등 공격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공격이 한 명의 선수에게 몰리는 이른바 '몰빵 공격'은 대한항공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한선수는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삼성화재를 요리했다.
대한항공 승리의 원동력은 뭐니뭐니 해도 '높이'였다. 결정적인 기회에서 상대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냈다. 김학민 곽승석 김형우가 나란히 3개씩 잡아냈다.
비상을 위해 보완할 점은 역시 자체 범실이었다. 대한항공은 2008~2009시즌을 포함해 8시즌 연속 범실 부문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이날도 범실은 삼성화재보다 많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 비해 몰라보게 좋아진 조직력으로 '우승 후보'다운 면보를 과시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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