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이런 보물을 찾았을까요.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 얘깁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요. 소위 말하는 '클래스'가 다릅니다. 왜 저런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까,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벽이 높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중요했던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는 허프의 7이닝 1실점 호투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사실 허프는 3년 전부터 LG가 공을 들인 선수입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LG 뿐 아니라 프로야구 모든 팀들이 주시하고 있었죠. 놀라운 건, 지금보다 그 때 공이 더 좋았답니다. 때문에 아무리 설득을 해도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으로 한국행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허프가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 지난해 팔꿈치 수술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수술을 받은 선수를 즉시 전력으로 쓰기는 어려운 게 프로의 세계죠. 그렇게 자신의 주가가 떨어짐을 느낀 허프는, 기나긴 구애를 펼쳤던 LG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사실 LG도 모험이었습니다. 수술 부위가 어떻게 또 탈이 날 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허프 합류 후 LG는 거짓말같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가을야구의 최고 다크호스로 떠올랐습니다.
허프를 상대한 타 팀 감독, 선수들은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구위, 제구 모두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 세웁니다. 여기에 경기장 안팎에서의 매너도 좋습니다. 유쾌하게 덕아웃 분위기를 이끕니다. 얼굴도 잘생겼습니다. 그야말로 갖출 걸 다 갖춘 LG의 보물입니다.
그렇다면 이 보물을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요. 일단 허프 본인은 한국, 서울, LG에서의 생활에 매우 만족해한다고 합니다. 사실, 한국에 처음 올 때는 내년까지 생각하고 온 건 아니라고 하네요.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는거죠. 하지만 점점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귀띔입니다.
재계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아내의 리사씨의 의견이라고 하네요. 야구장에서는 상대팀 타자들을 모두 잡아내도, 아내에게는 꽉 잡혀 사나봅니다. LG팬들에게 희소식은 허프의 아내도 한국 생활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LG 팬들이 허프를 내년에도 보고 싶으면, 허프의 아내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하겠네요.
허프가 지금과 똑같은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면, LG는 '야생마' 이상훈 이후 다시 한 번 20승 투수를 볼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LG는 내년 지금 이맘 때 또 야구를 하고 있겠죠?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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