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라는 시간이 아까웠다." "훈련 많이 시킨다고 야구 잘하는 게 아니다."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 김진욱 신임 감독의 취임식. 두산 베어스 감독을 지내고,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다 다시 큰 기회를 잡은만큼 김 신임 감독의 표정은 밝고 의욕에 넘쳐 보였다. 자신있게 새 감독으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특히, 김준교 사장과의 첫 만남에서 있었던 '믹스커피' 에피소드 공개는 정겨웠다. 주장 박경수와의 '밀당'은 훈훈했다. 한국프로야구도 감독이 5회 클리닝 타임 때 중계방송사와 인터뷰 등을 적극적으로 하며 팬들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참신했다. 김 사장과의 점심 식사 시간까지 늦춰가며 취재진과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했던 것도 고마웠다. 모든 게 다 좋았던 김 감독의 취임식 모습이었다.
다만, 하나 아쉬웠던 게 있었다. 의욕 넘치는 김 감독이 조금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2년간 최하위에 머무른 kt 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지난 3년 시간이 아까웠다. 공-수-주 모든 수치가 바닥이다. NC 다이노스 나성범, 박민우 같은 선수가 없었다"고 신랄한 지적을 했다. 이어 마무리 훈련 계획을 묻자 "리프레시가 테마다. 선수들의 지난 3년간 연습량이 많았다. 연습 많이 한다고 야구 잘하는 것 아니다.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는 선수들이 힐링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내용들은 많은 매체를 통해 기사화가 됐다.
일단 어느정도 맞는 부분이 있다. kt의 팀 성적과 성적 수치는 바닥이 맞다. 그리고 나성범과 박민우 같이 임팩트 있는 젊은 선수를 키워내지도 못했다. 그러나 전임 감독의 노력과 성과를 너무 잔인하게 평가하는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훈련량의 경우 김 감독이 kt의 훈련 모습을 귀로만 들었지 직접 눈으로 모두 확인한 게 아니기에 조심성이 필요했다.
실제로 훈련량이 매우 많았다고 가정하자. 또, kt에 수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해보자. 그래도 신임 감독이 전임 감독에 대해 공개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야구계 불문율을 어긴 것과 다름 없다. 지금껏 어느 신임 감독도 전임 감독의 부족한 부분을 직접 지적한 사례가 없었다. 그게 인간적 도리이기 때문. 특히, 조범현 전임 감독은 김 감독의 야구 선배다. 나이는 60년생으로 같지만, 조 감독이 프로 원년인 82년부터 OB베어스(두산 전신)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김 감독은 2년 늦은 84년 OB에 입단했다. 또,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 감독직을 거친 조 감독이 감독 경력도 훨씬 앞선다.
이 부분은 조 감독과의 관계를 떠나 김 감독 본인에게도 훗날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의욕 넘쳤던 김 감독이 만약 성적이든 팀 컬러든 kt를 새롭게 탄생시키지 못한다면 자신이 뱉었던 말이 더 아픈 독으로 돌아울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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