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선두요? 다 동료들 덕분이죠."
34라운드까지 치러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하다. 그 와중에 돋보이는 이름이 있다. 정조국(32·광주)이다. 18골을 넣었다. 득점 단독선수다. 2위 아드리아노(14골·서울)와 4골 차이다. 리그 종료를 4경기 남겨둔 시점에서 단연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정조국은 "공격수로서 골을 많이 넣고 있는 것은 당연히 기분이 좋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내가 잘 해서 넣은 게 아니다. 다 동료들의 도움과 배려 덕분"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정조국. 세간의 우려 속에 올시즌 광주에서 새 출발을 했다. 예전 만큼의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실력으로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정조국은 올시즌 자신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기존 정조국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은 2010년 서울에서 넣은 13골이었다. 리그가 진행중인 현재 이미 5골을 더 넣었다.
비결은 철저한 관리와 마음가짐이다. 정조국은 "어렸을 때만 해도 경기 외적인 부분에 신경쓰는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부질 없다는 걸 알았다"며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된다.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임무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아들 정태하 군의 '호랑이 조련'도 정조국에겐 영양가 높은 채찍이다. 정조국은 "지난 라운드에도 태하가 '아드리아노가 골을 넣었다'고 짚어주더라"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정조국의 득점경쟁자 1순위인 아드리아노는 15일 울산과의 클래식 34라운드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아들의 '압박'에 자극받은 아빠는 다음날인 16일 수원FC전에서 홀로 2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아드리아노와의 격차를 벌렸다.
광주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정조국.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A대표팀의 최전방 원톱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조국은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의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 물론 나에게도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영광스러울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태극 마크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다. 나보다 더 뛰어난 후배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서 경기를 뛰는 것도 큰 의미를 갖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속한 팀 광주"라며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내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광주는 승점 44점으로 그룹B 최상위인 7위다. 클래식 잔류 8부 능선을 넘었다. 23일 인천과 35라운드에서 승리하면 클래식 잔류를 확정할 수 있다. 정조국은 "팀의 역사적인 두 시즌 연속 잔류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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