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공신은 진상헌이었다.
대한항공은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2016년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23, 25-21, 25-18)로 승리했다. 이날 센터 진상헌은 블로킹 5개를 올리며 고비처마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진상헌은 그동안 공격력에 비해 블로킹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확 달라진 진상헌. 그는 "컨디션이 좋았다. 훈련 중 감독님이 센터 블로킹 요구를 많이 하신다. 감독님께서 신경 많이 써주신 게 잘 나온 것 같다"며 "어떤 동작을 어떻게 취해야 하는지 디테일하게 잘 짚어주신다. 그러다보니 긴장이 풀리면서 잘 됐다"며 공을 박기원 감독에게 돌렸다.
진상헌의 박 감독 예찬이 이어졌다. 진상헌은 "연세가 있으신데 외국생활 오래 하셔서 그런지 자율적인 것을 요구하신다. 다혈질이시긴 하다"면서도 "게 더 좋은 것 같다. 연세가 있으시면 권위적인 부분이 틀이 잡히는 부분이 있는데 감독님은 장난도 치시고 좋다"밝혔다.
진상헌은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해 대한항공에 복귀했다. 적응이 쉽지 않았다. 진상헌은 "작년에 제대하고 왔을 때 계속 졌다. 한달동안 7경기 연속으로 졌다. 운동은 솔직히 많이 했다. 그래도 공백이 많았던 것 같다"며 "상무에 있더라도 프로에 오니 그건 다르긴 했다. 힘을 빼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블로킹을 많이 강조하시는데 잘 하고 싶지만 잘 안 될 때 힘들다"고 회상했다.
대한항공은 항상 우승후보로 거론된다. 세터와 공격진이 모두 대표팀급 자원들로 구성돼 있어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에 비해 센터는 약점으로 꼽혔다. 진상헌은 "자존심 상하지만 우승을 해 보여주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담 보다는 나중에 추억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모두 우승을 위해 노력한다. 우리도 그렇다. 준비하는 게 많다"고 말했다. 또 "한 게임 한 게임 시작이니까 잘 해보자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양대 선후배이자 팀 동료인 세터 한선수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한)선수 형이랑 10년 이상 봤으니 호흡 맞추는 게 편하다. 선수 형도 많이 믿어주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나이도 먹어가니까 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싶기도 하다"면서 "그래서 센터 (방)신봉이 형이 롤 모델"이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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