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막판, 스트레스가 극심한 시기다. 이례적인 사령탑도 있다. 조진호 상무 감독이다.
요즘 조 감독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다. 동업자들 눈을 의식한다면 표정 관리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럴 만도 하다. 2013년 스플릿 제도 및 승강제 시행 이래 처음으로 상주를 그룹A 진입 및 클래식 잔류로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조 감독이 '강등 0순위'로 지목됐던 상주를 바꿔 놓을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윗물의 상주'는 낮설지만 신선한 이변이었다.
조 감독이 이끄는 상무의 깜작 이변. 홍보효과도 톡톡하다. '알찬 군생활'을 보내려는 지원자들이 상주로 몰려들고 있다. 국군체육부대가 지난 21일 마친 '2017년 정기 국군대표(상무) 운동선수(병) 모집' 지원서 접수에 축구 종목 입대 희망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역병 신분인 국군체육부대(상주)와 전환복무 형태인 경찰(무궁화)축구단(안산) 지원자 숫자가 얼추 비슷했던 걸 감안하면 의미있는 변화다.
그동안 선수들 사이에선 '현역'보다 '의경'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컸던 게 사실이다. '현역병은 기초 군사훈련 뿐만 아니라 복무 기간 중 정기 훈련 등 상대적으로 의경에 비해 힘든 군생활을 하면서도 휴식은 적다'는 일반인들의 선입견과 비슷한 생각 때문이었다. 이랬던 분위기를 바꾼 계기는 역시 '성적'이었다. 강등 후보였던 상주의 선전이 클래식 잔류로 까지 이어지자 외부 시선이 달라졌다. 특히 직업 선수로서 '경기력 유지'라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입대 예정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자극했다. 박기동 박준태 임상협 황일수 이 용 등 올 시즌 상주에서 맹활약하며 주가가 급등한 '선배'들의 영향도 컸다. 축구계 관계자는 "상주의 팀 성적이 좋은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개인적 이유도 크다. 상주에서 제대해 원 소속팀으로 복귀한 선수들 대부분 입대 전보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실 속에 입대 예정자들도 병역 해결 뿐 아니라 실리까지 잡겠다는 생각이 퍼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주 내무반엔 신진호 이웅희 윤영선 김성준 등 K리그에서 준척 내지 핵심 전력으로 분류됐던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여기에 '신병 풍년'까지, 내년에도 상주 전력은 유지, 혹은 그 이상일 공산이 크다. 이미 행복해진 조 감독. 한동안 '행복한 고민' 속에 잠을 설칠 듯 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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