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는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월드시리즈는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재팬시리즈는 히로시마 카프와 니혼햄 파이터스. 한미일 프로야구 '마지막 승부'에 나선 팀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게 있다. 모든 프로팀들이 우승을 갈망하지만, '가을야구'의 정점에 선 이들은 누구보다 우승이 목마른 팀이다.
2004년 두산 베어스 사령탑으로 시작해 감독 13년차. 김경문 NC 감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지도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한국대표팀을 9전승 '퍼펙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국내 리그에선 한 번도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8차례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3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준우승 3번에 그쳤다. 최고의 지도력을 인정받고도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야구계 일각에선 "김경문 감독의 운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다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제 그는 두산 시절인 2008년 이후 8년 만인 올해 다시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친정팀 두산이다. '대권 4수생' 김 감독에게 이번 한국시리즈는 한풀이 무대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 몰아친 히로시마 열풍은 재팬시리즈까지 이어질까. 센트럴리그의 약체 히로시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즈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을 잠재우고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32년 만에 재팬시리즈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마쓰다자동차의 후원를 받고 있지만 히로시마는 일본 프로야구 12개팀 중 재정이 가장 열악한 사실상의 시민구단이다. 히로시마에서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대다수가 FA가 되면 팀을 떠났다. 메이저리그를 거쳐 히로시마에 복귀한 구로다 히로키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다.
히로시마가 마지막으로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게 1984년이다. 1984년 재팬시리즈에서 한큐 브레이브스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끝에 우승했다. 재팬시리즈 진출도 1991년 이후 25년만이다. 히로시마는 투타 '괴물' 오타니 쇼헤이가 버티고 있는 니혼햄 파이터스와 재팬시리즈를 벌이고 있다.
히로시마의 우승에 대한 열망은 시카고 컵스에 비할바가 아니다. 컵스는 지난 190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100년 넘게 우승 퍼레이드를 해보지 못했다. 컵스는 정규시즌에서 103승1무58패, 승률 6할4푼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에 올랐다. 제이크 아리에타(18승)를 비롯해 존 레스터(19승), 카일 헨드릭스(16승), 제이슨 해멀(15승)이 버티고 있는 마운드가 든든하다.
'가을의 강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누르고,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 연봉 1위팀 LA 다저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1945년 이후 71년 만의 월드시리즈다.
컵스의 월드시리즈 상대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우승에 목이 탄다. 지난 1948년 이후 68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첫 경기에선 클리블랜드가 웃었다. 클리블랜드가 인디언스는 26일(한국시각) 1차전에서 6대0 영봉승을 거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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