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경주퇴역 승용마 평가대회를 가졌다. 경주퇴역 승용마의 자질 평가가 목적으로, 총 109두가 참여해 이중 50두가 우수마 인증을 획득했다.
매년 국내에서는 1400여두의 경주마가 퇴역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이 승용마로 활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말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민간 승마장이 크게 확대된 덕분이다. 하지만 경주마를 승용마로 전환시킨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기수를 태우고 2000m 내외의 거리를 무섭게 질주하던 버릇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민간 승마장의 순치기술 부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도 경주 퇴역마의 승용마 전환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승마에 대한 일반대중의 인식이 나빠지고, 승마산업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경주퇴역 승용마 안전성 및 능력 평가 대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한국마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했으며, 9월 1일(목)과 9월 30일(금) 장수 승마장과 영천 운주산 승마장에서 각각 개최됐다. 평가 종목은 마체상태, 침착성, 마장마술, 장애물 등으로, 10m 앞에서 우산 펼치기, 말 옆에서 풍선 올리기, 공 굴리기처럼 실제로 발생 가능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양일에 걸쳐 총 109두의 경주퇴역 경주마가 참여했고 이중 50두가 BRT 인증을 받았다. BRT는 우수마에게 부여하는 인증 마크로서 경주퇴역 우수 승용마(Best Retired Thoroughbred)의 영어약자이기도 하다. 인증 내역은 한국마사회 말혈통 홈페이지(http://studbook.kra.co.kr)에 등재된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측은 "승마관계자들로부터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평가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내년에는 승마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안전성 평가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말의 수명은 20년 이상인데, 경주마로서 은퇴는 보통 4~5살 쯤"이라며 "은퇴 후 15년 이상을 승용마로서 인간과 교감하고 사랑받으며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말 복지 차원에서도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말산업 컨설팅 전문가 류근창 대표 역시 "국내 승용마 안정성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초보 승마인들이 개인 승용마를 구매할 때도 BRT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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