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기를 불펜 싸움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7회까지 1~2점 차 승부를 벌이면 세밀한 작전 야구로 두산을 압박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두산 타자들이 NC 선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커든, 스튜어트든 초반에 흔들 수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판도를 예상하며 필자가 한 분석이다. 두산의 4승1패를 예상하면서 이 같은 글을 썼다. 명백한 이유가 있었다. 선발 싸움에서 두산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는 정규시즌에서 15승 이상씩을 한 투수들이다. 아무리 강한 NC 타선이라도 3점 이상을 뽑기 힘들다. 반면 NC 선발은 두산을 상대로 재미를 못 봤다. 에릭 해커, 재크 스튜어트를 두려워하지 않는 두산이다. 스튜어트는 특히 올해 두산전 3경기 평균자책점이 10.43이다. 작년 구위가 아니다. 가뜩이나 NC는 이재학이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3~4차전 나설 투수가 없다. 필자는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은 예상과 다른 전개로 흘러갔다. 22승 투수 니퍼트는 8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아주 빼어난 피칭을 했지만,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한 것이다. 야수들은 2회 1사 2루, 3회 2사 1,2루, 4회 2사 2루, 5회 2사 1,3루, 6회 2사 1,2루, 7회 1사 2루, 8회 2사 만루 찬스를 모두 놓쳤다. 스튜어트의 체인지업, 투심, 커터 등 살짝 살짝 꺾이는 공에 당했다. NC 야수들의 호수비도 있었다.
그렇게 NC가 이길 수 있는 조건이 완성됐다. 경기가 '불펜 싸움'으로 진행된 것이다. NC는 두산에 비해 번트, 런 앤 히트, 히트 앤 런, 스퀴즈 등 다양한 작전에 익숙하다. 돔점이 계속될 경우 쫓기는 쪽은 두산일 수밖에 없다. 실제 NC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연장 10회 때다. 선두 타자 박석민의 볼넷, 대주자 김종호의 도루, 6번 이호준의 흔치 않은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3루. 타석에는 김성욱이 섰다. 마운드에는 이용찬이 9회부터 던지고 있었다. 희생 플라이 하나면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 상황.
두산 내야수들이 극단적인 전진 수비를 했다. 무조건 홈에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3루수 땅볼. 두산 3루수 허경민이 공을 잡아 주자 김종호를 태그 아웃시켰다. NC 덕아웃 분위기가 차갑게 식은 순간이다.
연장 11회에도 두산은 NC의 세밀한 야구를 틀어 막았다. 1사 후 이종욱, 박민우가 연속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세 번째 투수 이현승이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까다로운 나성범에게 바깥쪽 승부를 펼쳐 6(유격수)-6(유격수)-3(1루수)으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결국 NC가 원하는대로 1차전이 흘러갔지만, 두산의 수비가 강했다. 약점이라던 불펜도 충분히 힘이 셌다. 21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리는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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