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3선발이 있는 것과 확실한 4선발이 있는 것. 그 차이는 크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의 강한 힘을 다시 확인했다. 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3차전을 6대0으로 승리한 두산은 3승을 선점했다. 비록 확률에 불과하지만, 30년이 넘는 리그 역사상 역대 3연승을 한 팀이 우승에 실패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정규 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확률도 84%나 된다. 분위기와 확률 모두가 두산의 우승을 가리킨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정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불가능에 가까웠던 확률은 모두 깨고, 많은 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물론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삼성이 내부 문제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던 탓도 있으나, 두산의 우승은 '우주의 기운'처럼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두산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올해 두산은 시작부터 강한 팀이었다. KBO리그 강팀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정규 시즌 한 팀 최다승 신기록(93승)까지 갈아치웠다. 삼성왕조와의 작별을 고하고, 두산의 시대를 활짝 연 것이다.
단기전에서도 공식은 틀리지 않았다. 특히 두산의 1~4선발은 압도적이다. 김태형 감독도 "지난해는 3명의 선발도 확실하지는 않았었다"고 돌아봤다. 작년 '에이스' 니퍼트가 정규 시즌에 워낙 좋지 않았었기 때문에 단기전에서는 어느정도의 활약을 해줄지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는 4명의 선발 투수가 확실하지 않나. 검증된 투수들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크게 다르다. 3명과 4명은 차이가 많이 난다. 그만큼 더 유리하다"고 수긍했다.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4선발은 올해 70승을 합작했다. 팀이 거둔 93승 중 70승이 1~4선발 팔에서 나왔다. 두산이 강팀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다. 타 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리그에서 1~4위에 해당하는 투수들이 모두 두산에 있으니 무슨 수로 다른 팀들이 당해낼 수 있느냐"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어렵게 찾아낸 약점인 불펜도 사실상 약점이 아니다. 단기전에서 가장 불안한 요소가 불펜일 것이라 예상됐으나 잘 보이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홍상삼과 이용찬의 합류로 나는 자신이 있었다. 보여지는 것으로는 NC 불펜이 더 좋을지 몰라도, 최근 컨디션은 우리 불펜 투수들이 더 좋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격력도 단연 최강이다. 두산 선수들의 자신있는 스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변함이 없다. 4번 타자 김재환의 큰 경기 경험을 우려했으나 기우였다. 김태형 감독도 "지금은 우리 선수들 스스로가 자신감에 가득 차있다. 타격 모든 부문에서 우리가 더 낫다고 본다. 그리고 물러날 데가 없다는 것은 선수들이 더 잘알고 있다. 이판사판으로 붙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 사이 더 무섭게 발전한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앞뒀다. 현재의 발전 속도와 주전 선수들의 기량, 두터운 백업층과 팜 시스템까지 고려했을 때 두산의 전성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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