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이끌고 있는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5일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가능성이 엿보이는 선수들이 많다. 투지가 엿보인다"며 웃었다. 류중일 감독 후임으로 지난달 전격 지휘봉을 건네 받았다.
몸은 오키나와에 있지만 마음은 반쯤 한국에 있다. FA 최대어인 4번 타자 최형우와 왼손 에이스 차우찬 때문이다.
김 감독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들이 많다. 속이 탄다. 내가 할수 있는 것은 구단에 최대한 요청하고, 기다리는 것 밖에 없다. '최형우와 차우찬 둘 다 잔류시켜달라'고 구단에 요청했고, 구단에서도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FA시장은 오는 11일 열린다. 최형우와 차우찬은 김광현(SK) 양현종(KIA)과 함께 최대어로 꼽힌다. 최형우는 지난 9년간 타자중 경기수-안타-홈런-타점이 모두 1위다. 큰 부상없이 매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올시즌은 타율 3할7푼6리(1위) 195안타(최다안타 1위) 31홈런 144타점(1위)을 기록했다. FA를 앞두고 생애 최고 성적을 거뒀다. 최형우는 "이미 건강함으로 많은 것을 보여줬다"며 내년이면 34세가 되는 나이는 걸림돌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차우찬은 허벅지 근육부상으로 두달을 쉬었지만 12승6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까지 로테이션을 지킨 유일한 에이스였다. 내년이면 만으로 30세다. 아직 젊다.
김 감독은 "최형우와 차우찬이 차지하는 투타 비중이 너무 크다. 하나를 빼고, 하나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둘다 꼭 필요하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엄청난 전력 누수는 불을 보듯 뻔하다. 대체불가한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야구계에선 기록적인 타고투저 트렌드를 감안, 삼성이 최형우보다 차우찬을 우선적으로 잡으려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 구단은 공식적으로 둘 모두 잔류시키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 부담이 만만찮다. 둘을 한꺼번에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역대 최고액이 거론되는 FA대어가 두명인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일시에 목돈을 써야 한다.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FA 잔류나 영입은 구단이 아닌 모기업 차원에서의 특별지출 형태를 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말 야구단을 제일기획으로 이관시켰다. 인색한 투자에 대한 팬들의 불만이 많은 상황이어서 어떤 변화를 보일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최근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도 변수다. 삼성도 엄청난 돈을 문제의 급조된 재단에 제공한 여러 대기업 중 하나다. 팬들의 관심은 이중 삼중 모아지고 있다.
올해 FA는 사전접촉금지인 탬퍼링 조항이 사라졌다. 속전속결로 입단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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