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마음이 후련하네요."
정조국(32·광주)이 활짝 웃었다.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이 환호로 가득찼다. 광주는 이날 포항과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를 펼쳤다. 정규시간 90분까지 0-1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광주엔 정조국이 있었다. 정조국은 후반 49분 송승민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틀어 극적인 막판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정조국의 동점포로 광주는 승점 1점을 추가해 승점 46점으로 남은 38라운드 결과와 상관없이 잔류를 확정했다.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최초 승격팀 두 시즌 연속 잔류 역사를 썼다.
정조국은 5일 수원과의 리그 최종전에서도 0-1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1대1 무승부를 이끌었다. 시즌 20호골이었다. 정조국의 커리어 최다골 기록이다. 정조국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은 2010년 서울에서 넣은 13골이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정조국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정조국은 화려하게 비상했다. 광주의 최전방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정조국의 활약 속에 광주는 시즌 11승을 기록, 구단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10승(2012년, 2015년)이었다.
정조국은 한 시즌만에 광주의 레전드로 등극했다. 광주 소속 선수가 기록한 개인 최다골 기록도 경신했다. 2013년 루시오가 작성했던 13골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조국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항상 시즌 마지막 경기 후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하는 미련도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올해는 그런 감정이 전혀 없다. 너무나 시원하고 후련한 마음"이라고 했다.
정조국은 오스마르(서울) 레오나르도(전북)과 함께 올시즌 K리그 클래식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정조국은 "개인적인 수상 욕심은 없다.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 만으로 영광"이라며 "동료들의 헌신과 도움 덕분이다. 감독님도 나를 많이 믿어주셨다. 정말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했다.
수상 욕심이 없다던 정조국. 그러나 놓치고 싶지 않은 게 있었다. 득점왕이다. 정조국은 아드리아노(17골·서울)와 치열한 리그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득점왕에 올랐다. 정조국은 "사실 시즌 개막 전엔 큰 생각이 없었다"면서도 "시간이 가면서 다른 건 몰라도 득점왕은 욕심이 났다"고 했다. 이어 "공격수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기도 했고 아들 태하가 간절히 원했다"며 "시즌 내내 아들이 채찍질을 했는데 정말 득점 선두를 해 아빠로서 떳떳하고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한편 클래식 도움왕은 무려 15개의 어시스트를 올린 수원의 염기훈이 차지했다. 염기훈은 이재성(11개·전북)을 4개 차이로 따돌리고 도움왕에 등극했다. 염기훈은 K리그 통산 88도움(273경기)으로 역대 최다 도움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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