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25·울산 현대)은 담담했다.
이정협은 9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A대표팀 소집 이틀 째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렵게 다시 얻은 기회인 만큼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바타냈다.
어깨에 짊어진 짐이 상당하다. 올 시즌 챌린지(2부리그) 부산에서 울산으로 임대된 이정협은 '슈틸리케호 황태자' 다운 기량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도전하는 울산 공격의 선봉에 설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클래식 30경기에서 4골-1도움의 성적에 그치면서 고개를 떨궜다. 지난 3월 이후 A대표팀에서도 자취를 감추는 등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이란전 패배로 궁지에 몰린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상대 수비 파괴에 최적화된 공격수로 이정협을 꼽았다. 대표팀 합류 전까지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가 없었던 이정협의 발탁에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대해 이정협은 "K리그에서 아쉬운 활약에 그쳤음에도 또 한번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다. 부진했지만 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했다. 비판을 통해 내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새겨듣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공격진에 나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결국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출전 여부가 가려질 것이다. 무조건 경기에 뛰겠다는 생각보다는 팀 승리에 우선을 두고 싶다"고 했다. 오랜만에 복귀한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선 "큰 변화보다는 나 스스로 긴장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동료들과 빨리 친해지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어 큰 지장은 없다"고 했다.
슈틸리케호는 위기다. 이란전 패배로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는 더욱 간절해졌다. 이정협을 '플랜A'로 지목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감도 그만큼 크다. 이정협은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이란 원정은 쉬운 경기가 아니다"라며 "(우즈벡전까지) 남은 기간이 많은 많은 잘 준비하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에서의 좋은 움직임을 두고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도움을 받는 것 같다. 선수들의 도움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들의 믿음도 선전의 원동력이었다"며 "굳이 내가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동료들을 도와야 많은 골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경쟁자인 황희찬(20·잘츠부르크)을 두고는 "수비수와 1대1로 맞서 돌파하는 움직임 등 내가 갖지 못한 장점을 갖고 있는 선수다.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겸손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정협에게 우즈벡은 낮설지 않은 상대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8강전과 평가전 등을 통해 우즈벡과 맞닥뜨린 바 있다. 이정협은 "당시에도 우즈벡은 쉽지 않은 팀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잘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재차 승리를 다짐했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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