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만능은 없다.
그라운드에 서는 11명의 색깔은 제각각이다. '멀티 플레이어', '프리롤' 등 한 개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도 결국 '팀'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을 조합하고 운영하는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공격과 수비의 적절한 균형을 이루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년 간 쉼없이 달렸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준우승,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전승까지 줄곧 상승세였다. 그러나 연이은 승리와 자신감은 독이 돼 돌아왔다.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 볼 기회가 없었다. 슈틸리케식 축구의 색채가 짙어질수록 '다양성'은 실종됐다.
고난의 10월을 보낸 슈틸리케 감독이 내놓은 해법은 '이원화'였다. 올림픽대표팀에서 돌아온 신태용 코치에게 힘을 실었다. 큰 틀에서 전체적인 전략은 정하되 세부적인 전술에서는 자율성을 부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수 출신인 차두리 전력분석관을 곁에 두고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사실 슈틸리케호는 신 감독이 올림픽대표팀에 치중하는 사이 공격적인 색채가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림픽을 마친 뒤 신 코치가 대표팀으로 복귀했지만 스스로 공격진들과 호흡할 시간이 적었다. 어느 때보다 다양한 공격수들이 모인 11월의 A대표팀은 신 코치의 역량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조건이다.
앞선 4경기와는 다른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슈틸리케호는 상대에 비해 높은 볼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골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동안 K리그, 올림픽대표팀을 지휘하면서 공격적인 전술을 즐겼던 신 코치의 역량이 돌파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팀에서 신태용호의 주축이었던 황희찬(20·잘츠부르크) 권창훈(22·수원 삼성)의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11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치르는 캐나다와의 평가전은 첫 시험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0위(한국 44위)인 캐나다는 북중미-카리브해에서 하위권 팀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우수한 신체조건을 앞세운 저돌적인 플레이는 위력적이라는 평가다. '러시아로 가는 길목'의 승부처인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15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의 필승 전략을 이 경기를 통해 찾아내야 한다. 공수 이원화를 통해 다진 새로운 전술도 캐나다전을 통해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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