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기를 풀어내는 법을 배우고 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에이스는 단단했다. 아니,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의 에이스 전광인(25)은 많이 아팠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 발목 통증으로 한동안 코트를 밟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 트라우마에 갇혀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트라우마를 떨쳐내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는 "점프하는데 겁부터 먹는다. 경기할 때마다 무섭다"고 말했다. 에이스가 흔들리자 팀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연패를 거듭한 한국전력은 하위권에 머문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를 악물었다. 다시 일어서야 했다. 전광인은 비시즌 동안 치열하게 재활하며 부활을 노렸다. 반복된 훈련과 치료만이 몸 상태는 물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여름내 기른 힘은 가을의 시작과 동시에 폭발했다. 그는 시즌 전 치른 청주·KOVO컵에서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포함, 77점(공격 성공률 63.64%)을 책임지며 한국전력에 창단 첫 우승컵을 안겼다.
예열을 마친 전광인은 정규리그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그는 개막 후 8경기에서 161점(공격 성공률 56.49%)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덕분에 한국전력은 시즌 초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에이스의 활약은 위기의 순간 더욱 빛났다. 전광인은 13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맞대결에서 홀로 20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세트스코어 3대1(14-25, 25-22, 25-22, 26-24) 역전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한국전력은 2위로 뛰어올랐다.
그는 경기 뒤 "몸 상태가 좋지는 않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지금은 매우 좋은 편"이라며 "늘 몸 상태가 좋을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웃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힘은 하나다. 아픔 속에서 깨달은 절실함 덕분이다. 전광인은 "지난 시즌 많이 아팠다. 뛰고 싶어도 뛰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때 많이 배웠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전광인은 오늘의 승리를 뒤로 하고 내일을 향해 달린다. 그는 "팀 순위가 계속 바뀐다. 우리 팀 순위가 또 언제 내려갈지는 모르지만, 이 분위기를 이어나간다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아픔 속에 몸과 마음이 한뼘 더 커진 에이스의 귀환. 한국전력의 올시즌을 눈여겨 봐야 할 이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13일)
남자부
한국전력(5승3패) 3-1 우리카드(4승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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