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베테랑 홍성흔(39)의 거취가 빠르면 이번주 결정난다.
홍성흔과 구단은 이번주 만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자신의 입장을 가감 없이 밝힐 예정이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각 구단은 매년 11월25일까지 다음해 재계약 대상자인 보류선수를 확정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한다. 2012시즌 뒤 두산과 4년짜리 FA 계약을 한 홍성흔은 일단 이 보류 선수 명단에 들어야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올해 잦은 부상으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고, 그러면서 FA 재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1년짜리 계약을 해야만 현연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선수는 당연히 내년에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어 한다. 올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시즌을 준비했던 그이지만, 시범경기부터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모든 게 꼬였다. 내년 시즌 명예회복을 하고 싶어한다는 게 지인들의 말이다. 그는 올해 1군 출전 경기가 고작 17게임이다. 1999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100경기 이상을 출전하다가 존재감이 뚝 떨어졌다. 한 때 국가대표 포수로 활약했던 그가 이대로 은퇴를 하는 건 사실 쉽지 않다.
문제는 팀 내 위치다. 올해 두산은 1.5군들이 대거 성장하면서 압도적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끝냈다.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연승으로 '퍼펙트 우승'에 성공했다. 이 때 홍성흔은 두 명의 거포 오재일,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있는 탓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더욱이 에반스는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을 공산이 크다. 오재일은 당연히 주전 1루수다. 따라서 홍성흔이 내년 살아남기 위해선 캠프 때부터 까마득한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다만 구단은 홍성흔이 그간 팀을 위해 한 희생한 부분을 알기 때문에 이 문제를 조심스럽게 풀고자 한다. 2013, 2014년 캠틴 완장을 찬 그는 지난해 주장 오재원, 올 시즌 주장 김재호가 선수단을 잘 이끄는데 엄청난 공을 세웠다. 한 두산 관계자는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경기 중에 어떤 조언을 해야 하는지. 왜 주장은 때로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는지. 홍성흔이 2년 간 모든 걸 보여줬다. 홍성흔이 없었다면 우리 팀 라커룸 분위기는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늘 문제가 됐던게 선수단 분위기였는데 홍성흔이 돌아오자마자 잡아줬다"고 했다.
또 홍성흔은 올 시즌 초반 2군에서 선수들에게 강의도 했다. 몇 차례나 손사래를 쳤지만 공필성 2군 감독이 프로 정신에 대한 교육을 해달라고 간청, 결국 단상에 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여자 친구 사귀는 법, 돈 관리 하는 법, 오랜기간 이천에서 버티는 법 등 아주 기본적인 부분을 얘기했다고 한다. 오직 홍성흔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강의였다.
하지만 그런 '큰 형님'이 냉정한 현실과 마주했다. 후배들은 매년 발전하고 있고, 팀은 예전처럼 자신을 꼭 필요로 하지 않는다. 최근 2년 간은 거푸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다. 과연 홍성흔은 어떤 선택을 할까. 구단은 어떤 제안을 할까.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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