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우즈베키스탄이 아니다.
9승3무1패. 지금까지 A대표팀의 우즈벡 상대 전적이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0대1로 딱 한번 졌다. 이후 한국은 우즈벡에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의 '승점 제물'로만 여겨졌던 우즈베키스탄. 하지만 최근 들어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우즈벡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다. 한국(44위)과 불과 4계단 차이다. 이란(27위), 한국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다. 일본(51위)보다 높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에서도 파죽지세다. 우즈벡은 3승1패로 승점 9점을 기록해 A조 2위다. 선두 이란(승점 10·3승1무)과 승점 1점 차다. 한국(승점 7·2승1무1패)은 3위다. 삼벨 바바얀 감독이 이끄는 우즈벡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며, 최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급격한 상승세로 아시아 무대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우즈벡. 중심에 지한파가 있다. '에이스'는 세르베르 제파로프(34·로코모티브 타슈켄트)다. 제파로프는 2010~2015년 K리그 서울, 성남, 울산을 거치며 리그 통산 110경기에 나서 20골-16도움을 기록했다. 예리한 왼발과 개인기, 날카로운 패스능력을 보유한 우즈벡 중원의 핵이다.
제파로프는 우즈벡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대표팀 주장 완장도 제파로프의 몫이다. A매치 경력만 121경기(25골)로, 역대 우즈벡대표팀 최다 출전 기록이다.
공격수 알렉산더 게인리히(32·오르다바시)도 요주의 인물이다. 게인리히는 2011년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한 시즌 동안 20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K리그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국제대회에선 한국을 상대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의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3~4위전(3대2 한국 승)에서 홀로 2골을 터뜨린 바 있다.
떠오르는 신성도 있다. 사르도르 라시도프(25·엘 자이시)다. 라시도프는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측면 공격수다. 왼발 슈팅도 일품이다. 라시도프는 지난 2월 당시 이근호(31·제주)가 몸 담고 있던 엘 자이시(카타르)에 아시아쿼터로 입단했다. 라시도프의 합류로 이근호는 팀을 옮겨야 했다.
라시도프는 카타르리그 5경기 3골을 비롯해 올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1경기에서 3골을 뽑아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 12경기에선 5골을 터뜨리며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오딜 아흐메도프(29·크라스노다르)와 아지즈벡 하이다로프(31·알 샤밥)로 구성된 우즈벡 허리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왼쪽 풀백 비탈리 데니소프(29)도 러시아 명문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할 만큼 출중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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