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처음으로 큰 성과를 거둔 뒤 갖는 휴식은 어떨까.
넥센 히어로즈의 든든한 마무리 투수 김세현은 1년만에 완전히 달라진 위치에서 휴식기를 갖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야구선수로 어떻게 될지 몰랐다. 씽씽하게 피칭하던 지난해 9월 말 만성골수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천청벽력같이 찾아온 병이지만 그는 이를 이겨냈고, 치료를 받으면서 1년 동안 넥센의 뒷문을 지켜냈다.
36세이브로 세이브왕이 돼 지난 14일에 열린 KBO시상식에서 세이브왕 트로피를 받은 김세현은 함께 온 아내 김나나씨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눈물까지 보였다.
올해 데뷔 11년만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지만 이번 한번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성공한 뒤 꿀맛같은 휴식기를 보내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단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라고 진지하게 말을 한 김세현은 "마무리로 세이브왕이 됐지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넥센팬들 뿐만아니라 다른 팀 팬분들이 인정해주시는 마무리가 돼야한다"라고 했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제구력도 더 다듬어야 하고, 주자가 있을때 등판해서 점수를 주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김세현은 올시즌 31명의 기출루자 중 16명을 득점하게 해 기출루자 득점허용률이 5할1푼6리나 됐다. 주자가 없을 때 편하게 등판할 수도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확실하게 막아야 더 든든한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부족한 부분도 노력을 통한 자신감으로 극복하겠다고 했다. "제구력이 자신감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몸쪽을 던질 때 '가운데로 들어가서 맞으면 어떡하나', '타자가 맞으면 어쩌나'하는 마음으로 던질 때와 '칠테면 쳐봐라'고 던질 때 공이 들어가는게 완전히 다르다"라고 했다.
김세현은 "큰 시련을 겪고 나서 야구에 대한 열망이 절실하고 강해진 것 같다"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그 절실함을 상징하는 삭발에 가까운 스포츠형 머리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김세현은 2년차 징크스에 묻는 취재진에게 "10년넘게 야구를 했다. 그런게 있겠나"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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