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축구에 도전하겠다."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국제전화를 통해 목소리를 들려 준 김도훈 감독(46)은 그냥 허허 웃기만 했다.
울산 현대의 신임 사령탑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는 국내 소식을 전하자 "저는 독일에서 조용히 공부하는 중인데 곳곳에서 소문난 무성하네요. 제가 그런 그릇이 될런지…"라고 쑥스러워했다. 그 당시 김 감독은 울산이든 다른 구단이든 감독직에 관한 아무런 공식 제의를 받은 일이 없다고 했었다.
21일 울산 구단은 김 감독이 울산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스포츠조선 단독 보도>
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르기 직전 김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단독 인터뷰에 울산 감독 자격으로 다시 한번 응했다.
지난 8월 말 인천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 감독은 최근 1개월여 동안 독일 뮌헨에서 머물며 유럽축구 연수를 하는 등 스스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왔다.
전날(20일) 오스트리아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잘츠부르크 소속 황희찬의 경기가 있어 보러 간 김에 황희찬도 만나고 왔단다.
김 감독은 19일쯤 울산 구단측으로부터 감독직 제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사실 생각지도 못한 터에 큰 제의를 받은 터라 아직 얼떨떨하다. 인천을 떠날 때는 오랜 기간 휴식기를 가질 줄 알았는데 막상 명문 구단을 맡게 되니 부담감이 크기도 하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귀국한 김 감독은 23일 울산 구단측과 만나 세부적인 조건 조율 등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제전화여서 자세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는 김 감독은 코치진 선임에 대해서도 차차 시간을 갖고 정리할 계획이다.
울산의 새로운 '김도훈 체제'는 이제 막 퍼즐을 맞추기 시작한 단계다. 하지만 울산에서의 '감독' 김도훈의 바람은 확고했다. '명품축구'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인천에서 사령탑으로 데뷔해 '늑대축구' 돌풍을 일으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선수단 분열, 극심한 재정난 등으로 모두가 챌린지로의 강등을 예상했지만 늑대처럼 끈질기게 협력해서 물고 늘어지는 축구로 상위그룹 직전까지 올라갔고 FA컵 준우승 '기적'도 견인했다.
'늑대축구'는 상대적으로 변변한 자원이 없는 인천 선수구성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컨셉트였다. 하지만 울산은 다르다는 사실을 김 감독은 잘 알고 있었다.
울산은 전북, 수원, 성남 등과 함께 전통의 명가그룹에 속하는 팀이다. 전북과 성남에서 선수 시절을 보냈던 김 감독은 새로운 명문팀에서 감독으로 새출발을 하게 됐다.
김 감독은 "울산의 명성에 걸맞는 축구를 보여드려야 한다. 구단의 이름에 부합하고 명품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축구를 울산 팬들도 원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동안 클래식 잔류에 집중하는 축구를 해왔지만 이제는 리그 정상을 노려야 하는 만큼 더 수준높은 스타일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구단의 연락을 받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는 김 감독은 "1년8개월간 인천을 지휘하면서 울산 팬들이 어떤 축구를 희망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나도 울산 학성고 출신이라 지역 기질에 익숙하다. 팬심과 구단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축구를 연구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인천에서 감독으로서 많은 점을 배우고 터득했다. 여기서 얻은 장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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