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김민희 강렬한 연기가 남긴 잔상은 스캔들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25일 개최된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가장 시선이 쏠린 것은 역시 여우주연상의 향방이었다. 스캔들에 휩싸인 여배우가 노미네이트 되면서 참석은 물론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결국 청룡은 김민희를 선택함으로써 오롯이 연기로 평가한다는 엄격함을 재입증했다.
올해 여우주연상에는 '아가씨'(박찬욱 감독)의 김민희를 비롯해 '굿바이 싱글'(김태곤 감독)의 김혜수, '덕혜옹주'(허진호 감독)의 손예진, '최악의 하루'(김종관 감독)의 한예리, '죽여주는 여자'(이재용 감독)의 윤여정이 후보에 올랐다.
그중 김민희는 2012년 '화차'로 '제3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 2013년 '연애의 온도'로 '제34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 입지를 다졌다. 올해 '아가씨'로 다시 한 번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녀는 마침내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연기 인생의 꽃이 피었음을 알렸다.
연기로는 이견이 없을만한 후보자들이었지만 그중 김민희에 관심이 쏠린 것은 '아가씨' 상영이 마무리 될 무렵 알려진 스캔들 때문이다. 김민희는 '인생 연기'라는 영화계와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마침 불거진 사생활 논란은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그녀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윤석찬 프로듀서가 김민희 대신 대리수상에 나섰다. 그는 "2013년부터 올 여름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해준 여배우"라며 "외국어 연기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멋진 연기 보여줘서 너무 축하드린다"라는 축하 인사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김민희에게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긴 '아가씨'는 영국 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박찬욱 감독이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토커'(13) 이후 3년 만에 내 놓은 작품.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런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로 들어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에서 김민희는 상속녀 이즈미 히데코 역을 맡아 그녀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때론 아이처럼 순진하고 때론 모든 이치를 통달한 것 같은 오묘한 연기를 오가며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하녀 숙희(김태리)와의 농밀한 감정 연기는 데뷔 이래 최고였다는 평가. 함께 열연한 김태리 또한 이번 시상식에서 여자신인상의 기쁨을 누렸다.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지만 사생활과 별개로 '아가씨' 속 김민희에 대해 평단은 '흠잡을 수 없는 열연'이라는 평을 쏟아내고 있다. 스캔들로도 지우지 못한 명연기는 청룡영화상을 통해 인정받았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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