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투지의 아이콘' 앞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최철순(29)이 생애 두 번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컵에 입맞췄다. 최철순은 엄밀히 따지면 ACL 첫 우승을 함께 하지 못했다. 전북이 우승했던 2006년 입단했지만 ACL 결승 때 19세 이하 대표팀에 차출된 상태였다.
그래서 이번 ACL 결승이 최철순에게 더 의미있었다. 무엇보다 2011년 대회 결승 때 오른쪽 풀백으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철순은 5년 만에 아쉬움을 떨쳤다. 전북이 아시아를 품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지난 180분간 그의 역할은 상대 경계대상 1호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그림자 수비였다. 최철순은 1차전에서도, 2차전에서도 오마르만 쫓아다녔다. 오마르에게 공간을 내주고 패스할 시간을 줄 경우 전북은 100% 버텨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철순이 있었기에 오마르 저지가 가능했다.
1차전이 끝난 뒤 최철순은 오마르 마크에 대해 만족스러움을 드러내지 못했다. "뚫리기도 많이 뚫렸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나 2차전에선 완벽에 가까운 대인 마크를 펼쳤다. 이날 4-1-4-1 포메이션에서 원 볼란치(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가동된 최철순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오마르의 전담 수비를 펼쳤다.
최철순은 다소 거칠게 오마르를 수비했다. 오마르의 심리를 흔들어 놓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특히 오마르의 순간적인 움직임에 마크를 놓쳤을 때도 끝까지 쫓아가 수비를 하는 투지를 보여줬다.
알 아인은 최철순에게 오마르가 꽁꽁 묶이자 후반 중반부터 형인 모하메드 압둘라흐만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경기의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진공청소기 같은 최철순의 왕성한 활동량이 압둘라흐만 형제를 지워버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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