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유계약제도가 답인가.
남자프로농구는 지난 십수년간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제도, 그리고 트라이아웃제도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두 제도 모두 확연한 장단점이 있었다. 어떤 제도를 적용하면, 반대 제도를 지지하는 쪽에서 원성이 쏟아졌다. 쉽게 정리하면, 돈 많은 구단들은 자유계약을 선호했고 재정이 탄탄하지 못한 팀들은 트라이아웃을 원했다.
결국 지금은 트라이아웃으로 돌아왔다. 이와중에 '마리오 리틀' 촌극이 벌어졌다. 지난 시즌부터 단신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한국농구연맹(KBL)인데, 트라이아웃 제도의 한계 속 대체 선수를 찾기 힘든 팀들이 한 선수 영입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인 것이다. 마지막에는 선수가 자신을 대체 선수로 영입하려 하는 구단에 가기 싫다고 하는 막장드라마까지 연출됐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리틀은 서울 SK 나이츠에서 테리코 화이트의 대체 선수로 뛰게 됐다. 이 팀, 저 팀 노예처럼 단기간 떠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서운함을 느낀 리틀에 SK가 뭔가의 당근을 줬기에 뛰기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나고 있다.
만약, 리틀이 SK에서 2~3주를 뛰고 화이트가 복귀한다고 가정하자. 현재 흐름상, 단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고픈 팀이 그 시기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면 리틀은 또 다른 팀의 부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시즌이 절반도 치러지지 않았는데 한 선수가 무려 3팀을 왔다갔다한다는 자체가 코미디다.
문제 발생의 원인은 영입할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10개 구단들은 이같은 사태를 대비해 이번 트라이아웃 뿐 아니라 지난해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도 대체로 영입할 수 있는 임시 규정을 만들었다. 그래도 소용 없었다. 선수 풀에 한계가 있다. 감독들은 "진짜 선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맨날 '그 나물에 그 밥'이고 어떻게 돌려막기를 할 지 구단들은 눈치싸움을 할 뿐이다.
이 시점에 다시 나오는 얘기가 자유계약제도다. 자유계약제도를 시행하면 눈치 볼 것 없이 원하는 포지션의 선수를 자유롭게 데려올 수 있다. 자유계약제도의 가장 큰 단점은 선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부자 구단은 전력이 강해지고, 가난한 구단은 약해진다는 논리가 생긴다. 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막기 위해 트라이아웃제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프로스포츠는 많은 투자를 하는 구단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게 당연한 세계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못해 덜 적극적인 구단과 비슷한 성적을 낸다면, 프로팀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 연맹이 팀들의 전력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물론 여기에는 우리 프로농구 태생적 한계 문제가 있다. 재정이 약한 구단이 지나치게 못하거나 계속 하위권으로 처지면 구단 운영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기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 10개팀 중 무려 6개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것도 이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다. 최대한 많은 구단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마지막, 트라이아웃제도가 정말 100% 규칙대로 시행되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트라이아웃제도 속에서도 자유계약과 똑같은 선수 영입 과정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일부 레벨이 높은 선수들은 미리 구단의 언질을 받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한다. 표면적 연봉은 한계선을 넘을 수 없지만 엄청난 뒷돈을 준다. 만약 A 구단과 B 선수가 입을 맞췄다. 그런데 A 구단보다 앞선 선택권을 가진 C 구단이 B 선수를 지명한다고 치자. 만약, C 구단이 A 구단이 준다고 한만큼의 돈을 안주면 B 선수는 징계를 먹고 한국에서 안뛰면 그만이다. 그리고 무모하게 줄 돈을 못 줄 구단이 대어급 선수를 낚아채는 일도 없다. 지명해놓고 못데려오는게 더 자신들의 가치를 깎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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