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보여드려야죠. 잘하는 모습으로…."
KIA 타이거즈의 잠수함 투수 손영민(29)이 천천히 그러나 빠르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긴 시간이었다. 2009년 우승 당시 유동훈, 곽정철과 함께 'SKY 라인'으로 불렸던 필승조 투수. 하지만 2012년 1군 18경기 등판을 마지막으로 3년간 자취를 감췄다.
오랜 방황과 고민의 시간을 지난 손영민이 다시 뛴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감을 찾아 가고 있다. 8월에는 퓨처스리그 실전 경기에 4차례 등판해 복귀 신호탄을 알렸다.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번 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렸던 마무리캠프 명단에 손영민의 이름을 넣었다. 투수조 최고참으로 후배들과 함께 오키나와에 갔던 손영민은 부상 없이 캠프를 완주했다. 희망의 빛이 보인다.
스스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영민은 "부상 없이 잘 마쳐서 좋다. 생각했던 목표를 채운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의 마무리캠프 최대 목표는 '체력 끌어올리기'였다. "워낙 처져있어서 그걸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였다"는 손영민은 "내가 스스로 느끼기에도 몸이 많이 좋아졌다. 운동하면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했다.
물론 몸 상태가 가장 좋았던 2008~2011년과 비교하면, 아직 못 미친다. 손영민은 "예전보다는 못하다. 그래도 예감이 나쁘지 않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잘하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습 경기에서는 최고 구속이 130㎞대 중후반이 나왔다. 내년 개막쯤이면 더 끌어올려 전성기 구속을 회복할 수도 있다.
손영민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이유는 후배들에게 뒤처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워낙 열심히 하니까 따라 하기 바빴다. 좋은 후배들이 너무 많아졌다. 이대진 투수코치님도 별말씀은 안 하시는데, 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안 빠지고 완주가 목표였다"며 웃었다.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1년을 마친 손영민은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고, 개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냥 보여드려야죠. 이제는. 잘하는 모습으로. 그것 말고 다른 목표가 있을까요."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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