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감독(57)이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최 감독은 2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AFC 시상식에서 데구라모리 마코토 일본올림픽대표팀 감독과 우치야마 아츠시 일본 19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따돌리고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이날 최 감독의 수상은 유력했다. 데구라모리 감독은 23세 이하 챔피언십 우승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16강의 성적표를 남겼고, 우치야마 감독은 19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두 지도자는 2002년부터 아시아클럽챔피언십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로 재편된 이후 최초로 ACL 우승을 두 차례나 달성한 최 감독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 감독은 지난달 26일 알 아인(UAE)을 꺾고 10년 만의 ACL 우승 한을 풀면서 아시아 최고의 명장으로 우뚝 섰다.
최 감독은 2005년 여름 전북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11년간 한 팀만 이끌고 있다. 최 감독의 지도력은 이듬해부터 발휘됐다. K리그에서도 중하위권에서 맴돌던 전북을 ACL에서 처음으로 우승시켰다. 빈약한 선수층에도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날카로운 전략으로 아시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최 감독은 전북을 K리그를 넘어 아시아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 시킨 지도자다. ACL 우승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 동안 이름값 있는 노장들이 뛰는 구단, 지방 구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던 전북이 선수들 사이에서도 가고 싶은 구단으로 변모했다.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구단 사상 첫 K리그 우승컵에 입 맞췄다. 최 감독이 국내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확실한 축구 색깔을 냈다. K리그 명품 브랜드 '닥치고 공격(닥공)'
을 창시했다. 백 패스를 지양하고 화끈한 공격축구로 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닥공'은 전주를 축구도시로 정착시킨 원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의 마음 한 켠에는 항상 미안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2011년 알 사드(카타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ACL 결승에서 준우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항상 죄인 같은 마음이었다.
올해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최강 전력이라고 자부하는 2011년 못지 않은 전력이 갖춰졌다. 그러나 뜻밖의 악재가 나타났다. 지난 5월부터 수면 위로 드러난 심판 매수 사건이었다. 최 감독의 마음은 무거웠다. 최 감독은 "힘들지만 버텨내야 한다"며 선수들을 다독이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고맙게도 선수들은 더 똘똘 뭉쳤다. 그 결과 K리그 사상 최초 3연패의 위업은 아쉽게 놓쳤지만 ACL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최 감독은 "우승해 행복하다"며 "올 시즌은 매우 힘들었는데 큰 성원을 해주신 전북 팬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며 울먹였다.
2016년 ACL 결승전도 최 감독의 '꾀'를 제대로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우측 풀백인 최철순을 1차전은 센터백, 2차전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시켜 알 아인의 경계대상 1호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맨마킹을 주문했다. 최철순의 그림자 수비에 막힌 오마르는 눈물을 쏟아야 했다.
특히 최 감독은 여러 변수를 위해 다양한 플랜을 준비해 놓았다. 이날 전북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미드필더 로페즈가 부상으로 아웃됐다. 최 감독은 당황하지 않았다. 곧바로 한교원을 투입했다. 한교원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취골을 터뜨리며 우승에 일조했다.
이번 우승은 최 감독을 아시아 넘버 원 지도자로 올려 놓았다. 최 감독은 2002년부터 아시아클럽챔피언십에서 ACL로 재편된 이후 최초로 ACL 우승을 두 차례나 달성한 지도자가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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