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오. 서울 마포구청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 쪽으로 향하는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단 1km 이동까지 10분의 기다림이 필요할 정도로 끝없는 행렬이 이어졌다.
답답한 도로와 마찬가지로 인도 역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FC서울의 검붉은 유니폼과 수원 삼성을 상징하는 푸른 유니폼이 초겨울 따사로운 햇볕을 압도했다.
수많은 인파의 목적지는 동일했다. 바로 서울월드컵경기장.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의 막이 오르는 곳이었다.
2016년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경기, '슈퍼파이널'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뜨거웠다. 경기장에 모인 무려 3만5037명의 우렁찬 응원 소리가 상암벌을 뒤흔들었다. 불과 100m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서울과 수원 팬들은 그라운드 위 전쟁이 벌어지기도 전부터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팽팽한 응원 줄다리기가 계속되던 순간, 잠시 평화가 찾아왔다. 서울과 수원의 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듣고도 믿지 못할 '샤페코엔지의 비극'을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서울과 수원 팬들은 한 마음 모아 샤페코엔지의 참극을 위로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와 동시에 '진짜' 전쟁이 펼쳐졌다. 홈에서 역전 우승을 노리는 서울과 2010년 이후 6년 만에 왕좌 탈환에 도전하는 수원의 대결이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단 하나의 우승컵을 두고 결승에서 격돌한 두 팀은 몸을 아끼지 않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팬들의 목청도 더욱 커졌다.
응원 소리가 절정에 달한 것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0분이었다. 서울 진영에서 볼을 돌리던 수원은 이상호의 패스를 받은 조나탄이 선제골을 완성하며 리드를 잡았다. 원정 응원석을 가득 채운 수원 팬들은 '우리에겐 승리 뿐'이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서울 팬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힘을 내라, 서울'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 줬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라운드 위 치열함은 더욱 거세졌다. 팬들의 응원을 받은 서울은 후반 30분 아드리아노의 동점골과 윤승원의 연속골을 묶어 경기를 뒤집었다.
1, 2차전 합계 3-3으로 동률을 이룬 서울과 수원은 결국 연장 혈투를 벌였다. 말 그대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그러나 승패는 쉽게 갈리지 않았다.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선수들과 함께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하늘에 태양이 두 개일 수는 없었다.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승부차기 끝에 수원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2016년 슈퍼파이널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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