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VAR(비디오 어시스턴트 심판)제도의 결과는 이변이었다.
개최국 일본 J리그 챔피언 가시마 앤틀러스가 남미 대표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이하 AT나시오날)를 제압했다. 가시마는 14일 오사카 스이타사커스타디움에서 가진 AT나시오날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준결승전에서 3대0으로 대승했다. 이날 승리로 가시마는 아시아 클럽 최초로 대회 결승에 오르게 됐다. 준결승부터 참가하는 남미 클럽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은 지난 2010년 인테르나시오날, 2013년 아틀레치쿠 미네이루(이상 브라질) 이후 세 번째다.
승부를 가른 것은 VAR이었다. 전반 28분 가시마가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서 공격에 가담한 니시 다이고가 쇄도하다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발생했다. 이에 주심은 VAR로 해당 장면을 시청했고, 니시가 상대 수비수의 의도적 반칙에 의해 넘어진 것을 확인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 골로 기선을 제압한 가시마는 후반에 두 골을 더 추가하면서 3골차 승리의 이변을 만들어냈다.
세계 주요 매체들은 VAR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심판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며 가시마가 VAR 판독 뒤 페널티킥을 얻은 점에 주목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 역시 'FIFA가 클럽월드컵에서 처음으로 VAR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출신 스타 마르코 판바스턴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VAR 활용은 심판판정의 중대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VAR의 수혜를 본 가시마 선수들은 어리둥절한 눈치다. 가시마 수비수 쇼지 겐은 "처음 심판이 손가락으로 네모 형태를 그리며 경기를 중단시킬 때 '왜 중지시키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페널티킥 선언 뒤) 저 장면이 페널티킥이라면 반대로 우리도 (VAR 판독으로) 똑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판정의 진화라는 점에서 흥미롭긴 하지만 찰나의 순간에 승부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레이날도 루에다 AT나시오날 감독은 "선수들의 자만이 결국 패배를 불러왔다"면서도 "(VAR의) 피해자가 됐다"고 불만을 애둘러 표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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