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생각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지난 3일간 잠도 제대로 못자고 마음을 많이 졸였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차우찬이라는 거물급 투수를 데려왔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아끼던 제자 1명을 삼성 라이온즈로 보내야 했다. 고심 끝에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짜고 삼성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기다렸다. 그리고 22일이 그 날이었다. 삼성은 불펜 투수 이승현을 찍었다.
일단 LG 내부에서는 안도하는 반응. 좋은 투수인 건 분명하나, 당장 이승현이 빠진다고 해서 팀이 휘청일만한 엄청난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아쉽기만 하다.
양 감독은 이승현이 보상선수로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자 "지금은 그렇다 쳐도, 2~3년 후를 생각하면 참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다른 사람도 아닌, 양 감독이 물밑에서 '작품'으로 만들어보기 위해 애지중지 키우던 카드였다. 진흥중-화순고 출신인 이승현은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트윈스에 입단했다. 올시즌 38경기에 등판해 3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5.49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올해는 승부처에서 필승조 역할로 던지기도 했다. 부상으로 인해 중도 하차했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상대 타자에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양 감독은 이승현에 대해 "조금 더 경험을 쌓고, 코칭스태프가 잘 키운다면 빠른 시간 안에 확실한 필승조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다. 이동현, 유원상 등 우리 베테랑 불펜진이 빠지는 시점을 생각하면 그 때 그 자리를 딱 메워줄 선수였다. 그렇게 보고 키우고 있었는데 다른 팀에 간다니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응원도 잊지 않았다. 양 감독은 "삼성으로 가게 됐지만, 아프지 않고 열심히 운동했으면 한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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