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이 끝나고 박석민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한데 이어, 올해는 4번 타자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로 떠났다. KBO리그 최강을 자랑했던 삼성 라이온즈 타선의 주춧돌이 빠져나갔다. 차우찬이 LG 트윈스로 가면서 생긴 공백을 메워야하는 상황에서, 중심타선에도 커다른 구멍이 생겼다. 김한수 감독의 두 어깨에 돌덩이처럼 묵직한 과제를 앉힌 스토브 리그다.
은퇴를 앞둔 이승엽이 마지막 시즌에 홈런 스윙을 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중심타선의 장타력 약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 외국인 타자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16년 라이온즈는 역대 최악에 가까운 외국인 타자를 경험했다. 총액 95만달러(약 11억4200만원)에 영입한 베네수엘라 국적의 내야수 아롬 발디리스는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4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6리(154타수 41안타), 8홈런, 3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0. 안타 1개에 2만3200달러, 약 2800만원를 내준 셈이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으로 코칭스태프 속을 타게 했던 발디리스는 부상으로 5~6월을 거의 건너 뛰었다. 7월들어 살아난 듯 하더니, 지난 8월 5일 KIA전을 마지막으로 전력에서 사라졌다. 많은 팬들이 지난해 겨울 일본으로 떠난 야마이코 나바로를 떠올렸다.
김한수 감독은 부임 초기에 나바로 재영입을 구상했다. 삼성 시절에 불성실한 플레이, 훈련 태도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소속으로 실패를 경험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바로 카드'는 사실상 접었다. 나바로를 체크하기 위해 스카우트팀이 도미니카공화국을 찾았는데, 연락이 안 돼 만나지 못했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뛴다고 했는데, 초반에는 아예 경기에 나서지도 않았다. 최근 경기에 출전하면서 현지 언론을 통해 "한국에 가고 싶다"고 밝혔지만, 이미 신뢰를 잃었다.
김 감독은 "앞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간다고 하던데, 완전한 몸이라고 보기 어렵다. 영입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이어 "현재 타자 두 명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접촉중이다. 두 선수와 협상이 모두 무산되면 모를까, 나바로를 데려올 일은 없을 것이다"고 정리했다.
'나바로 카드'가 새 외국인 타자의 실패에 대비한 보험용이 될 수는 있다. 삼성은 내년 시즌까지 나바로의 KBO리그 보유권을 갖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가 일본 프로야구에 재진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바 롯데에서 성적도 안 좋았지만,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켜 낙인이 찍힌 상태다. 물론, 메이저리그 계약도 불가능에 가깝다.
삼성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주 내에 외국인 타자 계약 발표 계획은 없다. 삼성은 중심타자로 타선을 이끌어 줄 외국인 타자를 영입할 수 있을까. 결정은 내년으로 넘어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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