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의 겨울은 언제나 '제주'였다.
2012년 프로 전환 이래 매년 동계훈련을 제주도에서 치렀다. 서귀포에서 한달을 보낸 뒤 경남 거창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수원FC의 겨울 스케줄이었다. 수원FC가 해외가 아닌 제주에서 겨울을 보낸 이유는 역시 예산 문제 때문이었다. 수원시의 지원을 받는 수원FC는 동계훈련에 많은 예산을 할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좋은 추억' 때문이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제주를 '약속의 땅'이라고 부른다. 2015년 기적과 같은 승격을 이뤄낸 출발점도 제주 전훈부터였다. 그래서 예산이 늘어난 2016년 동계훈련도 해외가 아닌 제주를 택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다르다. 프로 전환 후 첫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수원FC는 따뜻한 대만과 태국에서 겨울을 나기로 했다. 지난 겨울 제주 날씨 때문에 큰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제주는 이상 기온에 시달렸다. 영하의 날씨가 이어졌고, 눈도 자주 내렸다. 정상적인 훈련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안정적인 훈련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조 감독은 "해외로 훈련하러 간다고 하니까 선수들이 참 좋아하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대만이란 장소가 이채롭다. 수원FC는 대만 까오슝에서 첫 훈련을 시작한다. 까오슝은 일반적으로 축구보다는 프로야구팀의 전지훈련지다. 수원FC가 까오슝을 택한 두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수원과 까오슝 사이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 까오슝은 수원의 우호협력도시다. 두번째는 축구붐을 위해서다. 까오슝은 야구가 으뜸인 도시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까오슝시는 축구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를 원하고 있다. 급기야 아시아 최강 K리그에 도움을 요청했다. 수원FC가 낙점을 받았다. 축구붐업에 나서는 수원FC는 현지 실업팀과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제주행을 거르지는 않는다. 겨울의 마무리는 제주다. 조 감독은 최근 제주에 들려 답사를 마쳤다. 올 겨울은 중국팀들이 대거 방문해 운동장을 잡기가 더 복잡해졌다. 제주 현지 상황을 둘러보고 사전 조율까지 마쳤다. 조 감독은 "예전 아주대 감독 시절 유럽을 돈 이후 처음으로 하는 해외 전훈이다. 할 일들이 늘어나서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 어떤 결과물을 만들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고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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