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럴 수 있나, 지금 이 시대에… 정말 다들 미쳤나? 부끄럽고 창피하다."
배우 손숙이 실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분노를 표했다. 손숙은 2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확인하고 특검이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무려 문화, 언론계 인사 9437명의 이름이 적힌 일명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속내를 여과없이 털어놨다.
"저는 정말 설마설마했다. 저는 그냥 누가 일베나 이런 쪽에서 만든 거 아닌가 생각했다. 구천몇백 명이라고 하니까 그러면 문화계 사람들을 다 적으로 만들려고 하나 그건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을 저는 계속 했었는데 황당하다"고 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지금 이 시대에. 정말 다들 미쳤나. 정말 미친 사람들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 굉장히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이게 나라인가. 우리는 뭘하고 살았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 좀 착잡하다.이게 실제 존재한다는 게 정말 너무 놀랍다"고 했다. "계속 소문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구천 몇백 명, 1만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을 갖다가 그렇게 만들어내나. 에이, 그렇게 할 일들이 없을까, 그렇게 얘기를 했었다. 아닐 거라고."
블랙리스트에서 '문재인 지지자'라고 분류됐다는 말에 손숙은 "미안하네. 정말 미안하네"를 반복했다. "내가 그때 방송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누가 도와달라 해도 정말 단호히 거절했었다.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정말 어느 쪽에 휩쓸리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냥 명단에 올라갈 줄 알았으면 도와드릴 걸"이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손숙은 "사실은 지난 4년 동안 말 못할 일들이 문화계에서는 많았다"고 했다. "우리 연희당거리패 이윤택 선생은 굉장히 연극을 열심히 하고 전혀 정치적인 분이 아니다. 연극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그분이 문재인 후보랑 고등학교 동창인가 그렇다. 선거 때 하도 부탁을 하니까 잠깐 지지연설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지금까지 4년간에 모든 지원이 다 끊겼다. 당연히 받아야 될 지원금…. 정말 치사하고 창피한 게 돈 가지고 예술인들을 길들이려고 했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된다. 황당하다"며 분개했다.
현정부 들어 본인의 인사와 관련된 의혹도 공개했다. "지금 생각하니까 국립극단 재단 이사장을 해 달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제가 국립극단 단원으로 있었고 굉장히 애정이 많기 때문에 그러자고 했는데 연락이 없더라고요. 한 달인가 지났더니 죄송하다고. 그러니까 아마 위에 가서 잘린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별거 아니라서 그냥 됐어, 됐어. 나는 내가 국민의 정부 시절에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드나 보지. 그냥 걱정하지 말아, 그러고 말았다. 그 이후로도 그런 일이 한두 번 더 있었다"고 공개했다.
문화계 인사에서도 이상하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정말 터무니없는 그런 일들이 좀 있었다. 무슨 예술단체에 누가 갔다. 그런데 정말 터무니없는… 초기부터 그런 일들이 있었다. 그냥 저는 어느 정권이나 또 자기네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생각했었다."
정권이 문화계를 직접 통제하고 장악하려고 했던 후진적인 생각에 대해 손숙은 "조선시대에도 이런 일이 있었느냐"며 분개했다. '문화를 정권 유지의 도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었겠느냐'는 김현정 PD의 질문에 손숙은 긍정했다. "그런 생각이 아니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지금 이 시대에 문화예술인들 명단을 만들고 한다고 그게 장악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정치하는 사람들 정신 차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문화가 눌러서 눌러지나? 더 커지지." "문화계는 일어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요"라는 자신감 넘치는 한마디로 인터뷰를 맺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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