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를 맞는 수원 삼성 선수단의 모습이 조금 낯설다. 예년과 다른 모습이다.
수원 선수단은 '1차 관문' 남해 대신 클럽하우스에서 첫 발을 뗀다. 수원은 매년 1월 초 소집해 경남 남해에서 체력 담금질을 한 뒤 해외 전지훈련에서 실전 위주 훈련을 진행 해왔다. 하지만 서정원 수원 감독은 9일 경기도 화성 클럽하우스에 선수들을 불러모은 뒤, 12일 스페인 말라가로 출국한다. 2월 14일까지 한 달이 넘는 긴 일정이다. 최근 수 년 간 이어진 수원의 동계훈련 일정 중 최장기간의 해외 나들이다.
수원은 지난달 3일 라이벌 FC서울을 제치고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환희도 잠시. 걱정이 밀려왔다. 클래식 일정이 11월 초 마무리 되면서 대부분의 팀들은 1월 전까지 충분한 휴식 기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수원은 달랐다. FA컵 일정 준비 탓에 자연스럽게 휴식 시간이 줄어들었다. 새 시즌 클래식에서의 부활, 2월 부터 시작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비를 위해선 재충전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서 감독은 소집을 1주 가량 늦추더라도 선수들을 쉬게 하는 쪽을 택했다. 노력에 대한 보상이자 보다 알차게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심산이다.
'말라가 효과'도 눈여겨 봤다. 말라가는 유럽에서도 '천혜의 훈련지'로 꼽히는 장소다. 따뜻한 기후와 저렴한 물가가 강점이다. 중북부 유럽 클럽들의 동계 휴식기간 전지훈련 단골코스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를 노리는 수준 높은 팀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두 시즌 간 수원이 스페인에서 치른 연습경기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엔 수원 뿐만 아니라 울산 현대, 성남FC, 대전 시티즌까지 스페인으로 건너가 몸을 만든다. 수원 관계자는 "2월 22일 가와사키 원정으로 ACL 첫 일정을 시작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이리저리 옮겨 다니기가 어렵다"며 "말라가는 따뜻한 기후 탓에 선수들이 체력을 다지면서 부상 위험을 줄일 수도 있고 수준 높은 연습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예년보다 일정을 좀 더 길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수원 선수들에겐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이 될 듯 하다. 수원은 2일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 '타이거 마스크'로 대변되는 '투혼의 상징' 김태영 전 올림픽대표팀 코치와 '레전드' 이운재 골키퍼 코치를 영입했다. 두 코치의 엄청난 승부욕이 단내나는 선수 조련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아마 9일 (코칭스태프-선수) 상견례부터 선수들이 벌벌 떨지 않을까 싶다"고 웃으며 "ACL 첫 경기 전까지 FA컵 챔피언 다운 면모를 갖추고 시즌에 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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